신격호 총괄 회장 지분 확보 시, 롯데쇼핑·롯데제과 등 핵심 계열사 신동빈 앞질러
“상황에 따라, (한국롯데) 경영에 개입할 의사가 있다.”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SDJ코퍼레이션 회장)이 한국 롯데그룹의 주요 계열사 경영에 개입할 의사를 밝혔다. 앞서 신 전 부회장은 신격호 총괄회장에게 광윤사 주식 1주를 받아 일본 롯데그룹의 지배구조상 최정점에 있는 광윤사의 지배권을 확보했다. 이에 신 전 부회장의 한국 롯데그룹 계열사에 대한 경영 간섭이 이뤄질 가능성이 높게 전망됐다.
신 전 부회장은 26일 이투데이와 시내 모처에서 만나 한국 롯데그룹의 주요 계열사에 대한 경영간섭 의사를 내비쳤다. 신 전 부회장은 “앞으로 신동빈 회장의 분쟁이 어떻게 흘러갈지 모르겠으나, 상황에 따라 광윤사 지분을 확보하고 있는 만큼 경영에 개입할 의사가 있다”고 말했다.
앞서 시장에서는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이 자신이 보유하고 있는 한국 롯데그룹 계열사 주식을 신 전 부회장에게 넘길 가능성을 높게 분석했다. 한국 롯데 주요 계열사의 지분율은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다소 우세하다. 그러나 신 총괄회장이 신 전 부회장에게 소유 계열사 주식을 몰아줄 경우 주력 계열사인 롯데쇼핑과 롯데제과에서 신 전 부회장의 지분율이 앞지르게 된다.
문제는 신 전 부회장과 신 회장의 지분율이 없는 롯데알미늄 같은 계열사의 경우 지금 당장 신 전 부회장이 마음 먹기에 따라 경영 간섭이 가능하다. 광윤사는 현재 롯데알미늄의 지분 22.8%를 보유한 2대주주다. 또 롯데제과의 최대주주다. 이에 일각에서는 신 전 부회장이 광윤사가 보유한 지분을 통해 롯데알미늄의 주주총회 등에서 임원 선임 등에 대한 직간접적인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무엇보다 롯데알미늄이 롯데 순환출자 지배구조상 중간 역할을 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번 사태의 쟁점 계열사로 꼽힌다. 신 전 부회장 입장에선 광윤사가 보유한 국내 계열사의 지분은 향후 국내 롯데그룹이 순환출자를 해소하는 과정에서 신 회장을 압박할 수 있는 카드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한편 신 전 부회장은 이날 신 회장이 롯데쇼핑의 중국 사업에 대한 부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일본롯데홀딩스 쓰쿠다 사장과 고바야시 CFO를 끌여들였지만, 이들이 롯데그룹 경영권을 찬탈할 가능성이 커 수천억원대의 자본 유출 위험에 노출됐다고 주장했다.
신 전 부회장은 “이번 롯데가(家) 형제간의 경영권 분쟁을 내심 반기는 쪽은 일본쪽 쓰쿠다 사장과 고바야시 CFO로, 한국에서 누가 승리하든 그들의 궁극적인 목적은 50년 동안 묶여 있는 종업원지주회의 주식 가치를 인정받는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