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케미칼이 매출의 대다수가 범용 석유화학 제품에서 나온다는 한계를 극복하고자 삼성 화학사 인수를 선택했다. 이번 삼성 롯데그룹 간 빅딜에는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의중이 반영됐다는게 업계의 분석이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케미칼이 30일 이사회를 열고 삼성SDI 케미칼사업부문과 삼성정밀화학, 삼성BP화학을 인수하는 안건을 의결할 예정이다. 삼성SDI 등도 이날 이사회를 열고 지분 매각 안건을 처리할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케미칼이 인수하는 지분은 삼성SDI의 케미칼사업부문 90%, 삼성정밀화학 31.23%, 삼성BP화학 49% 등이다. 이와 관련해 삼성SDI는 케미칼사업부문을 물적 분할한 뒤 지분을 롯데 측에 넘길 예정이다.
롯데 측은 이들 회사에 대한 실사를 거쳐 최종 거래가격을 확정할 계획이다. 거래가는 3조원 안팎이 될 것으로 관측된다. 이번 거래가 완료되면 삼성그룹은 화학 관련 계열사를 모두 정리하게 된다.
롯데그룹 측은 “신성장동력 확보 차원에서 화학사업 확대 강화에 깊은 관심을 가져 왔다”며 “신동빈 회장도 포트폴리오 다각화를 위해서 국내외 화학업체 M&A에 대해 다양한 검토를 해왔다”고 밝혔다.
롯데케미칼은 매출의 90% 이상이 에틸렌, 프로필렌, 부타디엔 등 기초유분으로 만드는 범용 석유화학 제품에서 발생한다.
범용 제품 비중이 높은 롯데케미칼 국제유가 변동에 실적이 출렁이는 약점을 갖고 있다. 또 범용 석유화학 제품은 기술적 노하우가 없더라도 설비만 갖추면 어렵지 않게 생산이 가능해 중국 기업들이 맹추격을 해왔다.
이에 삼성 석유화학사 인수가 성공적으로 이뤄지면 롯데케미칼은 국제유가 변동에 실적이 출렁이는 약점을 보완할 수 있다.
롯데케미칼이 인수하기로 한 3개 회사가 생산하는 제품은 고부가가치 엔지니어링 플라스틱(EP), 셀룰로스로 생산하는 특수소재 등 대부분 고부가가치 화학 제품(스페셜티 케미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