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케미칼이 3조원의 대규모 거래가 될 삼성그룹 화학계열사 인수에 나서면서 자금을 어떻게 마련할지 관심을 모은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케미칼은 30일 이사회를 열고 삼성SDI 케미칼 사업 부문과 삼성정밀화학, 삼성BP화학을 인수하는 안건을 의결할 예정이다.
롯데케미칼이 인수하는 지분은 삼성SDI의 케미칼사업부문 90%, 삼성정밀화학 31.23%, 삼성BP화학 49% 등이다. 이와 관련해 삼성SDI는 케미칼사업부문을 물적 분할한 뒤 지분을 롯데 측에 넘길 예정이다.
특히 일각에서는 이번 거래가 롯데케미칼에 재무적인 부담이 될 것이라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롯데케미칼은 지난 2010년 1조5000억원에 달하는 타이탄 지분을 인수를 시작으로 설비 및 지분투자가 지속되면서 2012년 이후 순차입금이 증가하는 추세를 나타냈다. 더불어 수익창출력이 저하됨에 따라 2012년 차입금의존도는 18.66%에서 2014년 25.22%까지 상승했다. 그러나 올 상반기부터 수익성이 개선되는 조짐을 보이면서 지난 6월 말 기준 롯데케미칼의 차입금의존도는 22.83%로 회복됐다.
이와 함께 올 상반기 기준 롯데케미칼의 총 차입금은 2조5000억원 수준이며, 이중 단기차입금은 1조1495억원이다. 또한 지난해 말과 비교해 줄어든 장기차입금 1369억원분의 대부분이 유동성 장기차입금으로 전환되면서 오히려 총 단기차입금 상환부담은 증가된 상황이다.
롯데케미칼은 현재 미국 액시올사와 협력해 2조9000억원을 들여 미국 루이지애나주에 연 100만톤 규모의 에틸렌 공장과 연 70만톤 규모의 에틸렌글리콜 공장을 짓기로 했다.
이와 함께 롯데케미칼은 현대오일뱅크와 콘덴세이트 정제를 통한 석유제품 생산 및 혼합자일렌 제조를 위한 합작 사업을 추진하고 있으며, 투자금액은 총 1조2000억원 규모에 달한다.
전남 여수에서 롯데케미칼과 베르살리스의 합작사인 엘라스토머스가 건설 중인 고기능성 합성고무(SSBR) 생산 공장은 3000억원의 투자 프로젝트이다. 여기에 이번 M&A를 위해 3조원을 추가로 투입해야 하는 상황인 셈이다.
롯데케미칼이 대규모 인수자금을 얼마나 부담없이 조달하느냐가 남은 과제라고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