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희팔 수족 노릇한 전직 경찰 구속
검찰이 조희팔의 수족 노릇한 전직 경찰 임 모씨를 구속했다. 임 씨는 비리 혐의로 경찰에서 파면된 이후 조희팔 업체의 임원이 돼 사기를 방조한 혐의를 받고 있다. 임 씨는 이 업체에서 매달 500만원의 판공비를 받았던 것으로 파악된다.
대구지방경찰청 조희팔 사건 특별수사팀은 31일 조씨가 운영하던 수조원대 다단계 업체에서 전무직을 맡아 사기 범행을 방조한 혐의(사기 방조)로 임모(48) 전 경사를 구속했다.
대구지법 정영식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이날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를 거쳐 "범죄사실이 소명되고 도주와 증거인멸 우려가 있다"며 영장을 발부했다.
경찰에 따르면 임씨는 2007년 6월께 경찰에서 파면된 뒤 의료기기 대여업 등으로 2조5천억원 상당의 유사수신 행위를 한 조씨 일당의 업체에서 전무직을 맡아 월 500여만원을 판공비로 받으면서 이듬해 10월까지 사기 행위를 방조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임씨가 조씨 일당이 운영하던 다단계 업체와 관련, 경찰에 고소·고발이 들어가면 인맥을 이용해 수사 진행사항을 파악한 뒤 조씨 일당에게 보고하고 변호사 선임·알선 등의 업무를 맡는 등 '대 경찰 창구' 역할도 맡았던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은 임씨가 다단계 사기 사건과는 별개로 대구지방경찰청 수사 2계에 근무하다 사건 관계자로부터 뇌물 800만원을 받은 혐의가 드러나 파면된 뒤 복직 소송을 진행하던 중 이들의 업체에 몸담은 것으로 파악했다.
경찰 관계자는 "조씨 일당의 '브레인'으로 통하는 배상혁(44·구속)을 조사하는 과정에 임씨가 그동안 알았던 것과는 달리 단순 조력자 수준을 넘어 다단계 사기 행각에 중요한 역할을 한 정황을 포착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