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들이 휴대전화를 선택하는 기준이 성능에서 디자인 쪽으로 점차 무게 중심이 이동하고 있다. 여기에 최근에는 색상까지 소비자 의사 결정의 중요한 변수로 떠오르고 있는 분위기다.
2일 업계에 따르면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휴대전화를 고를 때 최우선으로 고려하는 요소가 제품의 성능이었다면 요즘에는 성능보다는 디자인과 색상이 휴대전화 선택에 더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기술이 빠르게 발전하면서 이제 웬만한 중저가 스마트폰까지 일상 사용에 불편함이 없는 성능을 갖추게 된 터라 남들과 차별화된 휴대전화를 사용하고 싶어하는 소비자들이 디자인과 색상 쪽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실제로 일선 휴대전화 대리점들은 이런 경향을 피부로 느끼고 있다고 전했다.
서울 명동에 위치한 한 휴대전화 대리점 관계자는 "기술 발달로 스마트폰 성능이 상향 평준화하면서 소비자들은 과거 만큼 성능에 큰 가치를 두지 않는 분위기"라며 "대신에 휴대전화가 매일 생활을 함께 하는 필수품이 되다보니 디자인과 색상에 더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대리점의 관계자는 "현장에서 직접 휴대전화를 팔다보면 디자인과 색깔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실감한다"며 "스펙이나 가성비가 최고인 LG전자[066570] 제품은 소비자 선택을 받지 못하고 있는 반면 애플 아이폰은 가격이 월등히 비싸도 인기를 끌고 있는 것은 디자인 영향이 크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최근에 출시된 아이폰6s와 아이폰6s플러스의 경우 전작에 비해 성능 면에서 크게 개선되지는 않지만 로즈 골드라는 새로운 색깔을 추가함으로써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며 "로즈 골드 색상은 물량이 딸려 지금 신청하면 최소 한 달 이상 기다려야 하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업계에서는 SK텔레콤[017670]이 TG컴퍼니와 손잡고 지난 9월 선보인 실속형 스마트폰 루나가 돌풍을 일으킨 것에도 성능에 비해 저렴한 가격 뿐 아니라 아이폰을 연상시키는 세련된 메탈 디자인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고 있다.
이처럼 디자인과 색상의 중요성이 커지자 휴대전화 단말기 업체들도 최근 들어 이 부분에 부쩍 신경을 쓰는 모양새다.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 화웨이는 애플에서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약 10년 간 일하며 다양한 애플 제품을 디자인한 아비가일 사라 브로디를 수석 UX(사용자 경험) 디자이너로 임명했다.
삼성전자가 스마트워치 기어S2를 시장에 내놓으며 이탈리아의 디자인 거장 알렉산드로 멘디니에게 일부 제품의 시곗줄과 화면 디자인을 맡기고, 아이폰6s의 출시에 맞춰 자사의 대항마인 갤럭시노트5에 핑크 골드와 실버 티타늄 등 2종류의 색상을 추가한 것도 디자인과 색상의 중요성을 감안한 조치로 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