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부동산 시장이 활기를 띠면서 전매차익을 노린 소위 떳다방과 기획부동산 업자들이 경찰에 적발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뿐만 아니라 분양에 유리한 청약통장을 무더기로 매입한 후 아파트 프리미엄을 부풀려 거액을 챙기는 전문 브로커도 등장, 부동산 거래질서를 어지럽히고 있다.
2일 경찰청에 따르면 경기지방경찰청 제2청 수사과는 지난 8월 의정부 시내에 기획부동산을 차려놓고 허위 개발 정보를 퍼뜨려 60대 이상의 부녀자들에게 토지를 10배 이상 비싸게 팔아 80억원 상당의 부당 이득을 챙긴 일당 22명을 적발했다.
이들은 지난 2013년 5월 의정부에 사무실을 차려놓고 여주, 화성 등지의 땅에 곧 전철역이나 관광단지가 들어선다는 허위 개발 정보를 퍼뜨린 후 부녀자 등 109명에게 농지, 임야 등을 10배 이상 비싸게 파는 수법으로 79억5000만원 상당의 부당 이득을 취한 혐의를 받고 있다.
전국을 무대로 활동하면서 아파트 분양권 불법 투기를 일삼은 전문 브로커들도 경찰에 적발됐다.
대구지방경찰청은 지난 달 28일 700여 명으로부터 아파트 청약 명의를 사들여 분양권을 당첨받은 뒤 웃돈을 받고 팔아넘긴 혐의(주택법 위반 등)로 진모(50ㆍ여)씨 등 속칭 ‘떴다방’ 업자 5명을 구속했다.
진씨 등은 지난 2012년부터 최근까지 김씨 등 청약통장 보유자들에게 1인당 50만∼300만원을 주고 명의를 빌린 뒤 대구, 부산 등에서 새로 짓는 아파트에 3000여 차례 분양 신청을 한 혐의다.
실제로 이들은 이 가운데 300여 채가 당첨되자 한 채당 1000만∼3000만원의 웃돈(프리미엄)을 받고 팔아넘겨 모두 36억원의 차액을 챙긴 것으로 드러났다.
세곡지구 등 입지 좋은 아파트의 분양권을 받아 프리미엄을 받고 팔 요량으로 남의 청약통장을 사들여 청약에 사용한 일당도 경찰의 수사망을 피해갈 수는 없었다.
최근 서울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청약통장을 사다 모아 부동산업자 등에게 판 혐의(주택법 위반)로 정모(58)씨 등 브로커 3명을 구속하고 이들로부터 청약통장을 구해다 아파트 분양권을 청약 받은 혐의로 부동산업자 양모(55)씨 등 14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은 또 정씨 등에게 청약 통장을 판 190명에 대해서는 불구속 입건됐다.
정씨 등은 2011년 2월부터 지난달까지 지인들로부터 소개받거나 광고 전단지를 돌리는 수법으로 청약통장이 있는 사람들을 모아, 가족관계, 청약통장 납부횟수, 무주택기간, 위장결혼 가능 여부 등에 따라 100만원에서 3000만원을 주고 청약통장을 사들였다.
정씨 등은 이렇게 사들인 900여명 명의의 청약통장으로 직접 분양을 신청하거나, 부동산업자 양씨 등에게 통장당 500만∼2000만원씩 수수료를 챙기고 팔았다.
경찰 관계자는 “정씨 일당과 양씨 등이 수십억원의 부당이득금을 챙긴 것으로 추정되지만, 정확한 액수를 확인하기 어렵다”며 “향후 비슷한 범행을 저지르는 청약통장 브로커들에 대해 수사를 확대할 방침”이라고 전했다.
한편 국토교통부는 최근 무주택자의 내집마련 기회를 뺏고, 분양권 웃돈(프리미엄) 거품을 조장하는 과다 청약자에 18명에 대해 경찰 수사를 의뢰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