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맞춤형 보육’ 우려에도…정부 ‘일방통행’

입력 2015-11-03 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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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부 “종일반 지원 불합리한 점 개선…비정상의 정상화” 강행

전업맘과 워킹맘의 보육료를 차등 지원하는 맞춤형 보육에 대한 논란이 적지 않지만 정부가 일방통행식으로 밀어붙여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3일 보건복지부와 국회에 따르면 맞춤형 보육은 0~2세 영유아를 둔 전업주부들이 맞춤반(일 6~8시간)을 이용하도록 해 사실상 가정 양육으로 유도하려는 것이 정부의 방침이다. 무상보육 이후 자녀를 더 오랜 시간 어린이집에 맡겨야 하는 워킹맘이 역차별받는다는 일부 지적이 나오자 정부는 실질적 보육 수요를 구분해 지원토록 한 것이다.

정부는 내년도 예산안에서 맞춤반 단가를 종일반의 80%를 적용해 올해 예산인 3조1377억200만원 대비 1759억2200만원(5.9%) 감액된 2조9617억8000만원을 편성했다.

이에 대해 여권 내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적지 않다. 2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나성린 새누리당 의원은 정진엽 보건복지부 장관에게 “맞춤형 보육이 의도는 좋지만 현장에서는 전업주부는 물론 어린이집에서도 불만이 나온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정 장관은 “부모의 필요에 맞게 예산을 쓰려는 것”이라며 “여론조사를 보면 비교적 좋게 나오는 것도 있다”고 강행 의지를 내비쳤다.

육아정책연구소의 조사 결과를 보면 어린이집 평균 이용시간은 7시간 21분으로 워킹맘은 8시간 15분, 미취업모는 6시간 42분이다.

국회예산정책처는 제도 시행 이후 어린이집이 전업주부의 아동을 기피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예산처 관계자는 “맞춤형 보육이 시행되면 어린이집의 정부 지원금이 사실상 줄어드는 효과가 발생하기 때문에 오히려 맞춤반을 선택한 아동을 기피할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어린이집이 수입 유지를 위해 종일반 허위 등록 등 도덕적 해이가 발생할 소지도 있어 정부의 대책 마련이 요구되고 있다.

지난 2013년 감사원의 ‘보육료 등 집행관리 실태’ 감사에서 영유아의 거주지, 출입국 정보 등을 활용해 2167개 어린이집(2283명)을 선별해 점검했을 때 767개 어린이집에서 영유아 920명을 허위 등록하거나 잘못 보고해 보육료를 부당 수령한 것이 적발됐다.

지난해 복지부가 실시한 어린이집 이용실태조사에 따르면 어린이집 이용 아동 부모 중 미취업모의 비율은 31.7% 정도로 나타났지만 정부는 20% 정도가 맞춤반을 선택할 것으로 계획해 예산을 편성한 점도 문제로 지적됐다.

복지부 고위 관계자는 “맞춤형 보육은 종일반 지원 체계에서 나타난 불합리한 점을 개선하기 위해 추진하는 것으로 비정상의 정상화 차원”이라며 “실제 현실에서 전업주부가 7시간 이상 아이를 맡기지 않는다는 점을 반영해 현실화하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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