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넥티드 워치 런칭 기자회견은 태그호이어의 155년 역사를 담은 영상을 보여주는 것으로 시작됐다. 그 후, CEO인 장 클로드 비버 옹이 등장해 ‘혁신 없이는 미래도 없다’며 설명을 이어 나갔다. 아마도 스위스 시계 시장이 스마트워치에 가지는 반감에 대한 태그호이어의 입장을 먼저 밝혀야겠다고 생각한 것 같다.
지난 바젤월드에서도 이미 스마트워치 비슷한 것을 볼 수 있었다. 프레드릭 콘스탄트나 알피나 등은 디지털 화면을 사용하지 않고 기존의 다이얼과 핸즈를 그대로 사용한 워치를 선보였다. 스마트폰과 연동된다는 게 주요 골자였다. 이동거리, 수면 상태, 칼로리 소모량 등을 측정해 다이얼의 핸즈로 표시했다. 태그호이어의 커넥티드 워치는 차원이 다르다. 디지털 화면을 안고 삼성전자의 기어S2나 애플의 애플워치 같은 수준의 기능을 자랑한다.
가장 궁금했던 스펙은 이렇다. 사이즈는 46mm로 남자 손목에 딱 맞거나 조금 큰 정도. 두께는 12.8mm, 무게는 52g. 티타늄 소재의 케이스로 생각보다 묵직하다. 1.6Ghz 듀얼코어에 1GB RAM, 4GB 메모리, 410mAh 배터리, 1.5인치 360X360 해상도 240ppi LCD 디스플레이, 사파이어 크리스탈 스크린을 담고 있고 와이파이와 블루투스를 지원한다. 특별히 뛰어나지도 특별히 모자라지도 않은 정도.
안드로이드 4.3 이상, iOS 8.2 이상의 스마트폰과 연동되고 사용 가능한 기능 역시 기존의 스마트워치와 비슷한 수준이다. 시계로 뉴스를 확인하고, 메시지나 전화 알림을 받고, 피트니스 트래커로 사용할 수 있다.
그렇다면 이 시계가 가진 가장 큰 매력은 디자인이렸다. 일단 기존 태그호이어의 페이스를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다는 게 큰 메리트다. 입맛대로 3 핸즈, 크로노그래프, 블루 다이얼 등으로 변신할 수 있다. 여러 개의 태그호이어 워치를 가지고 있는 것 같은 기분을 느낄 수 있겠다. 크라운이나 스트랩에 꽝 박힌 로고의 존재감도 상당하다.
눈여겨봐야 할 건 베젤 부분의 문구다. 그동안 태그호이어 워치에 항상 자리하고 있던 ‘SWISS MADE’ 문구가 ‘SWISS ENGINEERED’로 바뀌었다. ‘SWISS MADE’는 스위스 무브먼트를 스위스에서 조립해, 스위스 시계제조사에게 최종 검사를 받아야만 사용할 수 있는 문구니까. 이 시계는 무브먼트로 작동하지 않을 뿐더러 스위스와 미국이 함께 만든 스마트워치 아니던가. 그래서 태그호이어가 찾은 합의점이 ‘SWISS ENGINEERED’인 것 같다. 아마 태그호이어를 시작으로 이 문구가 활발하게 쓰이지 않을까.
아쉬운 건 스트랩. 무게를 가볍게 하기 위해서인지 러버 스트랩을 사용했다. 컬러는 알록달록하게 7가지. 지나치게 원색인 것 같으니 웬만하면 블랙을 고르도록. 온라인으로는 블랙만 주문할 수 있고 나머지는 오프라인에서만 만날 수 있다.
가격은 1500달러다. 국내 출시가는 달라지겠지만 지금 환율로만 계산해보면 173만원 정도. 태그호이어의 브랜드 가치를 생각해보면 터무니 없는 가격은 아니다. 애플워치 에디션은 무려 천만원대가 아니던가. 이쯤되니 태그호이어 커넥티드의 가격은 오히려 착해 보인다. 까놓고 보니 기존의 스마트워치에 태그호이어의 디자인을 입힌 것뿐인데 지금까지 뭘 그리 꽁꽁 숨겼나 싶다. 자, 이제부터는 브랜드 싸움이다. 태그호이어에 대한 소비자들의 충성도는 어떨 것인가. 1000대 뿐인 이 시계는 얼마나 금세 팔려나갈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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