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권이양 원만히 이뤄질까 불안도 고조
미얀마 민주화 운동의 상징인 아웅산 수치 여사가 지난주 치러진 총선에서 하원의원 재선이 확정됐다.
미얀마 선거관리위원회는 11일(현지시간) 수치 여사가 지역구인 양곤 외곽 코무에서 5만4676표를 얻어 당선을 확정지었다고 발표했다.
수치 여사는 지난 2012년 봄 보궐선거에서 코무 선거구에 출마해 첫 당선되고 나서 국정에 참여했으며 이번 총선에서도 같은 선거구에 출마했다. 수치 여사가 이끄는 야당 민주주의민족동맹(NLD)은 이번 총선에서 압승을 거둬 단독정권 수립이 거의 확실시되는 상황이다.
선관위가 이날 오전 개표 결과를 발표하면서 상ㆍ하 양원 전체 의석 중 군부에 할당된 25%를 제외한 개선의석(491석)의 40%인 182석이 승패가 확정됐다. NLD는 이 가운데 163석을 획득했다. 집권 여당인 통합단결발전당(USDP)은 10석에 그쳐 참패를 눈앞에 두고 있다. 기타 소수민족 정당도 의석수를 몇 석밖에 얻지 못해 NLD의 승리는 기정사실화하고 있다.
미얀마 선관위는 총선 다음 날인 9일을 시작으로 개표가 완료될 때까지 중간 개표 결과를 매일 발표하며 최종 결과는 검표 등을 거쳐 이날 중순 공표된다. 예상대로라면 미얀마는 NLD가 단독정권을 수립해 군부 지배가 반세기 만에 끝나게 된다.
그러나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정권이양이 원만히 이뤄질지 불확실하다고 내다봤다. 테인 세인 미얀마 대통령과 아웅 훌라잉 군총사령관은 총선 당일인 지난 8일 선거 결과를 받아들이겠다고 공언했다. 그러나 NLD는 군부 의원 축소를 포함한 헌법 개정을 내걸고 있지만 미얀마군은 헌법 질서 유지를 목표로 하고 있어 둘 사이의 간극은 크다.
또 미얀마 현행 헌법은 외국 국적의 친족이 있는 인물에 대통령 자격을 부여하지 않기 때문에 두 아들이 영국 국적인 수치 여사는 차기 대통령이 될 수 없다.
그러나 수치 여사는 전날 영국 BBC방송 등 외신과의 인터뷰에서 자신이 모든 것을 결정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법치’의 중요성을 주장해왔던 수치 여사의 이런 발언은 향후 국내외에서 비판을 초래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