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준기 동부그룹 회장 등 오너일가가 보유 중인 동부화재 지분 558만2000주(7.9%)에 대한 블록딜(시간 외 대량 매매)이 성공하면서 총 3400억원 규모의 유동성을 확보했다.
19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동부화재는 전일 오후 장 종료 직후 김준기 동부그룹 회장, 김 회장의 장녀인 김주원씨, 장남인 김남호 동부금융연구소 실장 등이 보유중인 지분 558만2000주(7.9%)에 대한 블록딜 기관 투자자 수요예측에 돌입해 성공했다.
한 주당 매각 가격은 전일 종가(6만6400원)대비 7.4% 할인율이 적용된 6만 1500원이며, 총 3400억원 규모의 유동성을 확보한 것이다. 애초 매각 주관사가 제시한 할인율은 3.6%에서 8.1% 밴드 사이였다.
이번 블록딜 매각 주관사는 최근 블록딜 강자로 떠오른 모간스탠리가 단독 주관했다. 매각된 지분 95% 이상은 외국인들이 매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동부그룹 측은 동부화재 지분을 매각한 배경과 관련, 경영권 안정 차원에서 그간 오너일가가 지분을 담보로 차입한 주식담보 대출 상환용이라고 선을 그었다.
실제 김 회장 등 오너일가는 동부화재 지분을 담보로 금융권에서 4000억원 규모 안팎의 자금을 빌려왔기 때문에 이번 매각으로 빚을 갚겠다는 의도다.
일각에서 제기하는 지분 매각 희석에 따른 경영권 우려도 문제 될 것 없다는 입장이다.
동부그룹 고위 관계자는 “오너일가가 보유중인 지분 7.9%를 매각해도 자사주, 동부문화재단 등 우호지분이 30%가 넘는 만큼 경영권에 대해선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며 “오히려 주식담보대출을 상환해 주가 급락 시 발생 할 수 있는 반대 매매 우려를 줄이고, 향후 주가 안정화를 위한 일환으로 이번 지분 매각에 나선 것”이라고 설명했다.
동부그룹은 김 회장 등 오너일가의 잔여 지분 매각은 더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증시 전문가들은 이번 지분 매각이 중장기적 차원에선 의의가 높지만 단기적인 주가 부담은 불가피하다고 내다봤다.
금투업계 한 관계자는 “총 4000억원에 육박하는 물량 부담은 최근 주가가 사상 최고가를 경신한 상황에서 단기 부담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