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S 서거] "닭의 모가지를 비틀어도…우째 이런 일이" 김영삼 전 대통령 어록

입력 2015-11-22 1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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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고 직설적인 화법 눈길

▲1993년 2월 25일 김영삼 대통령이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 광장에서 제14대 대통령 취임식을 갖고 선서하고 있다(뉴시스)
22일 서거한 김영삼 전 대통령은 민주화과정 등 굴곡진 현대사를 살아온 만큼 지금까지도 회자되는 수많은 어록(語錄)들을 남겼다.

"닭의 모가지를 비틀어도 새벽은 온다"는 김영삼 전 대통령이 유신시절인 1979년 국회의원에서 제명되자 한 말로 김 전 대통령의 굵곡진 정치인생을 나타내주는 대표적인 어록이다.

'큰 길에는 문이 없다'는 대도무문(大道無門)은 그의 좌우명이었다. 1979년 6월 신민당 총재 재선 직후 "정직하게 나가면 문은 열린다. 권모술수나 속임수가 잠시 통할지는 몰라도 결국은 정직이 이긴다"고 말했다.

1993년 국가기강확립 보고회의에서 고위공직자의 청렴성을 강조하면서 "새 정부에 있어 국가기강 확립의 대도(大道)는 하나도 윗물 맑기요, 둘도 윗물 맑기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우째 이런 일이…"는 1993년 최형우 민자당 사무총장 아들의 대입 부정과 관련해서 한 말로 짧으면서도 직설적인 화법으로 크게 회자됐다.

1993년 첫 국무회의를 주재하는 자리에서는 "나는 대통령인 나 자신이 솔선해야 한다는 각오 아래 오늘 나의 재산을 공개하는 바이다", 1993년 금융실명제에 관한 특별담화문에서는 "이 시간 이후 모든 금융거래는 실명으로만 이루어진다"는 말로 새 정부의 경제정책방향을 밝혔다.

"나도 23일간 단식해 봤지만, 굶으면 죽는 것은 확실하다"고 2003년 최병렬 한나라당 대표를 방문해 단식 중단을 종용하면서 한 말도 화제가 됐다.

이외에 경제 관련 김 전 대통령의 주요 어록.

▲토지와 건물 등 부동산을 갖고 있는 것이 고통이 되도록 하겠다. (1993년 신경제계획 민간위원과의 조찬에서)

▲요즈음 개혁을 하다 보니 환부 하나를 찾아내 도려내면 또 나오고 또 나오고 한다. 32년의 권위주의 시대가 만든 '한국병'이 얼마나 심각한 것인지 실감한다. (1993년 주요 인사 접견에서)

▲너무 급히 달려도 위험하지만 달리다가 멈추면 쓰러진다. (1993년 모범수출업체 대표들과 오찬에서 개혁의 속도를 자전거 타기에 비유하면서)

▲아직도 골프를 열심히 치십니까. (1993년 경제5단체장 회식에서)

▲추석 때 떡값은 물론 찻값이라도 받지 않을 것이다. (1993년 청와대 기자간담회에서 정치자금을 받지 않을 것임을 강조하면서)

▲태풍을 기다리는 것은 밤에 도둑이 들기를 기다리는 것 같지만, 태풍이라도 와 비가 내렸으면 한다. (1994년 극심한 가뭄에 대한 심정을 토로하면서)

▲로마제국은 외침이 아니라 내부 부패로 망했다. (1994년 인천 북구청 세무비리 사건에 대한 엄단을 지시하면서)

▲세상의 모든 아버지들과 마찬가지로 저도 아들의 허물은 곧 아비의 허물이라고 여기고 있다. (1997년 차남 현철씨의 한보사태 이권개입 의혹에 대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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