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가 본 복고 열풍의 이유 ‘수저계급론’
전문가들은 팍팍하고 고된 삶을 복고 열풍의 이유로 꼽았다. 경기침체로 경제적 불평등이 심화되면서 현실에 만족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과거 회귀적 성향을 보인다는 설명이다. 전 세계적인 경기불황과 저성장·고령화 국면에 접어든 한국 사회의 상황이 맞물리면서 최근 우리 사회에는 청년실업, 세대간 갈등, 비정규직, 노사 대립 등의 문제가 산적해 있다.
이 같은 현실을 반영하듯 최근 일반 대중 사이에서는 수저의 색, 즉 부모의 재산에 따라 신분을 나누는 ‘수저계급론’이 공공연하게 이야기되고 있다. 최근에는 수저계급론의 현실화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는 연구 결과도 나왔다.
김낙년 동국대 경제학과 교수는 ‘한국에서의 부와 상속, 1970~2013’ 논문에서 한국 사회는 상속 자산의 중요성이 점차 증가하고, 부의 불평등이 심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논문에 따르면 상속·증여가 자산형성에 기여한 비중은 1980년대 연평균 27%에서 1990년대, 2000년대 각각 29%, 42%로 급증했다. 국민소득 대비 연간 상속액 비율도 1980년대 연평균 5%에서 1990년대 5.5%, 2000년대 6.5%, 2010~2013년 8.2%로 증가 추세다.
김 교수는 “급속한 고령화는 투자, 저축, 경제성장률을 낮추고 사망률을 높인다”며 “그 결과 고도 성장기와 반대로 스스로 번 소득에 의한 저축보다 상속·증여에 의한 자산이 더 중요해지는 시기가 빠르게 진행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김 교수의 논문은 최근 복고 열풍의 이유를 잘 대변해 준다. 정덕현 대중문화 평론가는 “복고는 기본적으로 현재 결핍된 부분 때문에 과거로 되돌아가는 것에서부터 시작한다”며 “경제적인 관념으로 본다면 지금의 경제상황, 예컨대 불황이나 청년실업 등 불안 요소들이 존재하는 것과 연관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특히 복고는 사실 그대로를 보여주는 게 아니고 누군가의 기억을 재현하는 것으로, 과거 기억을 좋기만한 것들로 왜곡시킬 수 있다”며 “때문에 복고는 현재의 어려움이나 힘든 상황을 견뎌낼 수 있게 해주는 하나의 문화현상”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