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 임원 무더기 임기만료..5년전 라응찬 사태 상흔 갈등 예고
신한금융지주가 연말 대규모 인사를 앞두고 있다. 올해 인사의 최대 관심사는 라응찬-신상훈 사태 이후 자취를 감춘 신상훈 계열 인사들의 재등용 여부다.
신한사태는 지난 2010년 9월 이백순 전 행장이 신상훈 전 신한금융지주 사장을 배임 및 횡령 혐의로 검찰에 고소하면서 시작됐다. 시민단체가 차명계좌를 근거로 라응찬 당시 신한금융지주 회장을 검찰에 고발했고, 이를 두고 신 전 사장이 제보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표면상으로 비자금 조성과 불법대출 등을 두고 양측이 공방전을 벌였으나 실제로는 1인자인 라응찬 전 회장과 3인자인 이백순 전 은행장이 손을 잡고 2인자인 신상훈 전 사장을 쳐낸 권력다툼이라는 견해가 많았다.
이후 신한그룹을 이끄는 사람은 ‘라응찬 라인’으로 분류되는 한동우 회장이다. 이에 따라 부행장급 이상에서는 신상훈 전 사장과 가까운 인사들이 모두 배제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신한은행은 임영진(자산관리 WM), 이동환(기업금융ㆍ투자은행CIB), 임영석(기관), 서현주(영업추진), 윤승욱(경영지원) 부행장 등 5명이 올해 12월 임기가 만료된다.
계열사에서는 강대석 신한금융투자 대표, 이성락 신한생명 대표, 황영섭 신한캐피탈 대표, 이동대 제주은행 대표, 오세일 신한데이터시스템 대표, 설영오 신한아이타스 대표, 이원호 신한신용정보 대표 등이 2016년 3월 임기가 끝난다.
역대 최대급 인사 규모다.
이번 인사에 주목하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하나는 ‘포스트 한동우’의 밑그림이고, 다른 하나는 신상훈계의 부활 여부다.
신한그룹은 라응찬 사태이후 탕평인사를 해야한다는 분위기가 강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그런 시도는 시간이 지날수록 약해져 라응찬 라인만이 여전히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위성호 신한카드 사장, 강대석 신한금융투자 대표, 이성락 신한생명 사장, 김형진 신한지주 부사장 등이 그룹 내 주요 CEO(최고경영자)에 자리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11월 복귀한 서진원 고문의 행보가 초미의 관심사다. 한동우 회장은 임기가 2017년까지다. 한 회장은 나이제한 규정이 생기면서 연임이 불가해졌다.
서 부회장 역시 ‘라응찬 라인’으로 분류된다.
그러나 지난 2010년 신한 사태 이후 신한은행장으로 재직하면서 화합을 이끌어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서 부회장은 최근 이투데이와 인터뷰에서 “(병상에서 일어나 사무실에 출근하기 시작했지만) 경영에 복귀하는 것은 아니다”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