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 연말 인사태풍 분다] 순익 150% 늘린 김주하 행장… 농협銀 ‘연임 금기’ 깰까

입력 2015-11-25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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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종규 KB회장 후계구도 틀 다지기… 윤웅원 전 부사장 계열사장 복귀 관심

‘메가뱅크’의 서막을 연 KB금융지주, 그리고 2009년 이후 줄곧 업계 1위(순이익)를 수성하고 있는 신한금융지주의 남다른 성장도 모두 인재들이 만든 성과다. 이처럼 금융회사의 생존이 걸려 있다는 점에서 인사는 만사다.

연말 인사 시즌을 앞둔 금융권에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인사 실패는 곧 경쟁 낙오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올해 금융권 인사의 관전포인트는 통합과 융합, 후계구도 확립, 외압 차단 등으로 요약할 수 있다.

◇KB금융, 후계구도 윤곽 나올까 = 취임 2년차에 접어든 KB금융 윤종규 회장은 후계구도의 틀을 만드는 것이 시급하다. KB는 신한금융이나 하나금융에 비해 후계구도가 취약하기 때문에 윤 회장의 뒤를 이을 후보를 선택하고 본격적으로 경쟁을 시켜야 하는 시기라는 게 금융권 안팎의 시각이다.

윤 회장은 우선 김옥찬 전 SGI서울보증 사장을 KB금융지주 사장으로 발탁해 후계구도를 다양화할 뜻을 내비쳤다. 앞서 ‘KB 사태’ 때 옷을 벗었던 박지우 전 수석부행장도 KB캐피탈 사장으로 복귀했다. 지주회사 최고재무책임자(CFO)를 역임했던 윤웅원 전 부사장이 계열사 사장으로 복귀할 가능성도 흘러나온다.

이밖에 자회사 경영진 발탁과 부행장 재신임도 관심사다. 부행장 가운데 임기가 만료되는 사람은 여신그룹 강문호 부행장과 리스크관리그룹 박정림 부행장 2명이지만 12개 계열사 중에서 KB저축은행, KB자산운용, KB부동산신탁 등 6개 회사 사장 임기가 연말 만료돼 계열사 간 대규모 연쇄 이동이 단행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농협은행, 김주하 행장 첫 연임 도전 = 농협은행은 2년 임기가 만료되는 김주하 행장의 연임 가능성에 업계의 시선이 쏠린다. 김 행장이 연임에 성공하면 농협은행 출범 이후 첫 사례가 된다.

올 상반기 농협은행은 2008년 이후 처음으로 손익 목표를 초과 달성했다. 당기순이익이 3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약 150% 증가했다.

두드러진 실적을 근거로 김주하 행장의 연임 가능성이 흘러나오는 가운데 잠재 후보군은 주로 금융지주사 쪽 인사부터 거론된다.

이경섭 농협지주 부사장은 김주하 행장이 직전 농협금융 부사장을 역임했던 과정을 이어가고 있다는 점에서 설득력을 얻고 있다. 지주 경영지원부장을 거쳐 내부 상황을 속속들이 파악하고 있는 게 장점이다.

재무관리를 맡은 김광훈 상무는 현재 농협은행 리스크관리 부행장을 겸임하고 있어 지주와 은행의 사정을 꿰뚫고 있다.

농협은행 내에서는 최상록 수석 부행장이 거론된다. 최 부행장은 농협중앙회 대구지역 본부장을 거쳐 농협은행 수석 부행장에 올랐다. 금융지주가 중앙회로부터 독립한 지 3년밖에 되지 않아 인사 교류 가능성도 있다.

◇우리은행, 이광구 행장 첫 인사… 부행장 6명 ‘최다’ = 우리은행은 이광구 행장이 취임한 이후 사실상 첫번째 인사다. 특히 임기 만료 부행장들이 6명이나 돼 대폭적인 물갈이설도 나온다.

우리은행 인사의 관전포인트는 외압에 대한 이광구 행장의 소신이다. 우리은행이 정부 소유인 만큼 정계와 연줄이 닿는 내부 임원들의 승진 요청이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이 행장은 최근 인사 대상자에 대한 청탁이나 요청 등이 오면 패널티를 주는 것까지 고려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연말 임기 만료 임원으로는 이동건 수석부행장을 비롯해 권기형(기관고객)·남기명(개인고객)·박기석(경영기획)·김옥정(리스크관리)·김종원(부동산금융) 부행장 등 6명이다.

이 행장이 취임 초기 우수한 영업 실적을 낸 직원들을 우대해 온 만큼 이번 임원인사도 성과주의를 바탕으로 진행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신한금융 ‘포스트 한동우’ 체제 그리나 = 신한금융 한동우 회장은 2010년 신한 사태 이후 어수선한 내부 조직을 정비해 압도적인 1위의 금융회사로 끌어올렸다. 이제 한 회장은 나이 제한에 따라 연임이 불가능하다. 한 회장이 가장 신임했던 서진원 전 행장이 건강상 이유로 일선에서 물러나 상황은 더 복잡해졌다.

신한금융은 비교적 외풍과는 거리가 멀어 신한은행뿐 아니라 신한카드·신한생명·신한금투 등 주요 계열사 사장과 지주 부사장단이 모두 잠재적 회장 후보군으로 분류된다.

이 중 이성락 신한생명 사장과 강대석 신한금투 사장이 모두 내년 초 임기 만료를 앞둔 상황이다. 이들의 연임 여부로 차기 회장, 행장 후보군의 윤곽을 그려볼 수 있다.

더불어 조용병 행장이 친정체제를 구축하느냐도 눈여겨 볼 부분이다. 3월 서 전 행장의 건강 악화로 갑작스럽게 취임했던 조 행장으로서는 사실상 처음으로 단행하는 임원인사다. 부행장보 이상 임원 12명 중 5명이 3년(2+1년)가량 임기를 채운 만큼 중폭 이상의 인사도 관측된다.

◇하나금융, 계파 화합 주목 = 하나금융 김정태 회장은 올 초 주주총회에서 3년의 연임을 보장받았다. 때문에 올해엔 그룹 장악력이나 후계구도에 대한 논의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김병호 전 하나은행장과 김한조 전 외환은행장이 8월 지주 부회장에 임명되며 후계구도에서 한 발 물러난 것을 고려하면 차기 회장 후보군은 함영주 은행장이 남는다.

올해 인사의 열쇳말은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의 계파 간 갈등을 잡음 없이 봉합하는 것이다. 지난 9월 통합은행 탄생과 함께 양적 균형의 인사를 했지만, 이들의 임기가 연말 다시 돌아온다. 일각에서는 통합 10년이 넘은 곳에서도 계파 간 불협화음이 나오는 것을 볼 때, 향후 몇 년간 이 문제가 하나금융의 발목을 잡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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