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S 서거] 전두환, YS 빈소 조문… “고인의 명복을 기원합니다”

입력 2015-11-25 1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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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두환 전 대통령이 25일 고(故) 김영삼 전 대통령의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을 방문해 조문했다.

전 전 대통령은 이날 오후 4시께 경호원 2명과 함께 빈소를 찾아 방명록에 “고인의 명복을 기원합니다”고 적었다.

그는 고인에게 절을 하고 차남인 김현철씨와 차례로 악수를 했다. 그는 귀빈실로 안내를 받고 편하게 앉아 현철씨에게 “올해 (김 전 대통령의)연세가 어떻게 되시나”라면서 또 “아프신지 오래됐나”라고 물었다. 이에 현철씨가 “최근 3년간 아프셨다”고 짧게 대답하자 전 전 대통령은 현철씨의 나이를 묻기도 했다. 현철씨가 “57(세)입니다”고 답하자 “57이면 옛날이면 나이가 많은건데”라고 했다. 그러자 현철씨가 “전재국 사장하고 동갑”이라고 언급했다.

대화의 주제가 나이로 흘렀다. 누군가 ‘요즘은 100세시대라고 한다’고 하자 전 전 대통령은 “100세시대 그거 뭐 살아서 뭐해요. 자식도 고생시키고 고생하고…”라고 반문하면서 “건강하게 살다 건강하게 떠나는 게 본인을 위해서도 좋고 가족들을 위해서도 좋다”고 했다.

또 전 전 대통령은 “건강하게 살다가 자다가 싹 가버리면 본인 위해서도 그렇고 가족 위해서도 그렇고 그 이상 좋은 일이 없다”고 말했다. 현철씨가 “건강이 좀 안 좋으시다 들었는데 괜찮으십니까”라고 묻자 “나이가 있으니까 왔다갔다 하는거지 뭐. 근데 이제 뭐 담배 안 피고 술 안 먹고 그러니까 좀 나은 거야”라고 답했다. 이후 전 전 대통령은 술과 담배에 대한 얘기를 이어갔다.

현철씨가 “요새도 산에 가십니까”라고 묻자 그는 웃으며 “아니 못가. 먼저 실례하겠습니다”라고 말하면서 일어섰다.

민주화에 앞장선 김 전 대통령과 12.12 군사쿠데타로 정권을 잡은 전 전 대통령의 악연은 대한민국의 현대사를 고스란히 반영하고 있다. 전 전 대통령은 1980년 당시 ‘5.17 비상계엄확대조치’로 김 전 대통령을 상도동 저택에 연금시켰다. 김 전 대통령은 신군부로부터 정계 은퇴를 강요당했다.

김 전 대통령은 1983년 광주항쟁 3주년을 맞아 23일간의 단식투쟁으로 전두환 정권에 맞섰고, 이듬해 김대중(DJ) 전 대통령과 손을 잡고 민주화추진협의회를 결성했다. 이어 1985년에는 신민당을 창당해 전두환 정권 퇴진 운동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김 전 대통령은 취임 후 하나회 척결을 통한 숙군을 단행했고, 임기 중반인 1995년에는 전 전 대통령과 노태우 전 대통령을 군사반란 주도와 수뢰 혐의로 모두 구속시켰다. 전 전 대통령은 검찰이 1980년 쿠데타에 가담했던 신군부 인사를 기소하지 않자 ‘5·18 특별법’ 제정을 지시해 결국 전원을 법정에 세우기도 했다.

김 전 대통령이 퇴임 이후인 지난 2010년 8월 이명박 당시 대통령 초청으로 청와대에 갔을 때 전 전 대통령이 함께 초대된 것을 알고 “전두환이는 왜 불렀노. 대통령도 아니데이”라고 면박을 주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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