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여름, 중국발 글로벌 금융시장 혼란에 인상 연기…옐런 등 연준 주요 인사 12월 인상 시사
중국증시가 27일(현지시간) 지난 여름의 혼란을 다시 연출하면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연준)의 기준금리 인상 일정에 어떤 영향 미칠지 주목된다.
지난 여름 중국증시의 가파른 추락에서 비롯된 글로벌 금융시장 혼란에 연준의 연내 금리인상도 위태로워졌다. 국제통화기금(IMF)과 세계은행(WB) 등은 연일 연준이 금리인상을 내년으로 미뤄야 한다는 압박을 줬다. 연준도 지난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금리를 동결하면서 해외시장 상황에 대한 우려를 표명했다.
중국증시가 최근 혼란에서 벗어나 안정을 찾을 조짐을 보이면서 연준은 다시 연내 인상의 길을 밟기 시작했다. 지난달 열린 FOMC 성명에서 “글로벌 경제와 금융 동향이 경제활동을 다소 억제할 수 있다”는 문구를 삭제하고 “다음 회의에서 금리인상이 적절한지 판단할 것”이라는 문구를 넣은 것이다.
재닛 옐런 의장과 스탠리 피셔 부의장 등도 최근 연설에서 다음 달 금리인상을 시사했다. 옐런 의장은 지난 23일 ‘금리인상을 촉구하는 미국 저축인 모임’의 탄원서에 대한 답장에서 “연준은 첫 금리인상 이후 긴축정책을 점진적으로 펼칠 것”이라고 밝혔다. 시장은 연준이 이미 9년 만에 첫 금리인상을 단행하기로 마음을 굳히고 이후 행보를 시사한 것이라고 풀이했다.
피셔 부의장도 19일 샌프란시스코 연방준비은행(연은)이 개최한 콘퍼런스에 참석해 “일부 메이저 중앙은행이 상당히 가까운 시기에 제로금리 정책에서 벗어날 수 있다”며 넌지시 힌트를 줬다.
이런 상황에서 다시 중국 시장 상황이 연준의 시간표를 위태롭게 하고 있는 것이다. 연준은 오는 12월 15~16일 이틀간 FOMC를 연다. 불과 15일여 밖에 남지 않은 상황에서 중국증시가 계속 불안정한 모습을 유지해 그 여파로 유럽과 뉴욕 등 전 세계 증시가 동반 급락하고 채권시장이 요동치는 등 혼란이 지속되면 연준이 금리인상을 미뤄야 한다는 압력이 커질 수밖에 없다. 9월 FOMC와 같은 상황이 다시 나타날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금리인상을 내년으로 연기하는 것도 리스크가 크다는 평가다. 옐런 등 연준 인사들이 연내 금리를 올리고 나서 이후 완만하고 점진적으로 통화정책을 펼치겠다고 거듭 강조하는 것은 과거의 뼈아픈 실책이 있었기 때문.
과거 앨런 그린스펀 의장 시절 연준은 금리 조정을 최대한 미루다가 1994년 2월 전격적으로 금리를 인상하고 나서 같은 해 총 여섯 차례에 걸쳐 금리를 올렸다. 경기부양에 대한 무리한 욕심으로 인플레이션을 잡을 적기를 놓쳤다가 허둥지둥 행동에 나선 것이다. 그 결과 주가가 급락하고 채권 금리가 치솟으면서 미국 캘리포니아주 오렌지카운티가 파산하고 멕시코 외환위기가 일어났다. 이것이 바로 ‘그린스펀 쇼크’였다.
‘중국 암초’에 연준이 금리인상을 미루면 다시 이런 충격이 일어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것이다. 세계 경제전망의 불확실성 속에서 기로에 선 연준과 옐런 의장은 어떤 선택을 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