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그룹의 올 연말 정기인사에서 오너 3, 4세들의 약진이 두드러지고 있다. 오너 3, 4세에게 승진과 함께 핵심 보직을 부여해 힘을 실어 준 것이 특징이다.
6일 재계에 따르면, 올 연말 정기인사에서 향후 기업을 이끌 후계구도의 윤곽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김 전무는 미국 세인트폴 고등학교를 거쳐 하버드대학교 정치학과를 졸업했다. 지난 2010년 1월 한화에 차장으로 입사한지 5년, 상무로 발탁된 지 1년만에 전무로 다시 승진했다.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의 장남인 정기선(33) 현대중공업 기획총괄부문장도 상무에서 전무로
1982년생으로 올해로 33세인 정 전무는 청운중학교와 대일외고, 연세대 경제학과를 졸업했다. 육군 ROTC(43기)로 입대해 중위로 전역했다. 정 전무는 2009년 1월 현대중공업 재무팀 대리로 입사했으나 미국으로 유학을 떠나면서 퇴사했다. 이후 2013년 6월 재입사해 경영기획팀과 선박영업부를 거쳤다. 재입사 1년 4개월 만에 상무로 승진했고, 다시 1년만에 전무에 올랐다.
올해 정기인사에서 3세 움직임이 유독 강한 곳이 유통업계이다.
SPC그룹도 3세 경영 채비를 서두르고 있다. 이번 정기인사에서 허영인 회장의 장남인 허진수(38) 파리크라상 전무 겸 전략적 성장(SG) 부문장이 그룹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허 부사장은 연세대 졸업 후 부친 허 회장이 나온 미국 제빵학교(AIB)에서 연수하고 2005년 SPC그룹의 지주회사인 파리크라상 상무로 입사했다. 이후 2011년 SPC그룹의 전략기획실 전략기획부문장에 임명된 후 이노베이션랩 총괄임원을 거쳐 지난해 3월 파리크라상 전무로 승진해 해외 사업을 담당했다.
하이트진로 역시 올 연말 정기인사에서 경영전략본부장이었던 박태영(39) 전무를 부사장으로 발령냈다. 박 부사장은 창업주 고 박경복 회장의 손자이자 현 박문덕 회장의 장남이다. 박 부사장은 2012년 4월 경영관리실장(상무)로 경영수업을 시작한 뒤 8개월만에 전무로 승진해 경영전략본부장을 맡아왔다. 재계에서는 지난해 3월 박문덕 회장이 하이트진로와 하이트진로홀딩스 대표이사에서 물러날 때부터 3세 승계 임박설이 나왔다. 박 부사장은 하이트진로홀딩스의 지분 27.66%를 보유한 서영이엔티의 최대주주(지분 58.44%)다.
두산을 비롯해 GS, 코오롱 등의 4세들의 약진도 두드러진다.
두산가(家) 4세인 박서원 오리콤 크리에이티브총괄 부사장(36)은 두산이 의욕적으로 추진중인 면
코오롱도 4세가 임원 대열에 합류했다. 이웅열 코오롱그룹 회장의 외아들인 이규호(31) 코오롱인더스트리 경영진단실 부장이 상무보로 승진해 임원승진 대열에 합류했다. 이 상무는 고 이원만 코오롱 창업주의 증손자이자 지난해 별세한 이동찬 명예회장의 손자다. 이 상무는 2012년 코오롱인더스트리에 입사한 직후에는 구미공장에서 현장 근무를 경험했다.
GS그룹은 올 연말 정기인사에서 2세 시대를 내리고 4세들이 경영 전면에 포진하는 인사를 냈다. GS는 창업 2세로 유일하게 남아있던 허승조 GS리테일 부회장이 이번에 용퇴했다.
대신 고 허만정 창업주의 증손자이자 허남각 삼양통상 회장 장남인 허준홍 GS칼텍스 법인사업부문장이 상무에서 전무로 승진했다. 또 허창수 GS그룹 회장의 외아들인 허윤홍(36) GS건설 사업지원실장도 상무에서 전무로 올라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