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하이에서 열린 회사 이벤트서 연설
중국 푸싱그룹의 궈광창 회장이 실종 나흘 만에 공식 석상에 등장했다고 14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그는 이날 오전 푸싱그룹이 상하이에서 주최한 이벤트에 나타나 연설했다. 중국판 트위터인 웨이보 등에는 그가 상하이의 한 호텔에서 열린 이날 행사에서 연설하는 사진이 돌았다.
중국 경제전문매체 차이신은 지난 10일 궈 회장이 회사와 연락이 닿지 않는다고 전했다. 량신쥔 푸싱 최고경영자(CEO)는 전날 “궈 회장이 개인적인 일과 관련된 경찰 수사에 협조하고 있다”며 “그룹 경영에는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궈 회장은 전날 밤 당국의 조사를 받고 귀가한 것으로 전해졌다.
푸싱그룹의 투자 자회사인 푸싱인터내셔널 주가는 이날 홍콩증시에서 10% 이상 폭락했다. 푸싱인터내셔널은 궈 회장의 실종에 지난 11일 거래가 중단됐다가 이날 재개됐다. 또 다른 자회사인 푸상제약도 10% 폭락세를 나타냈다.
전문가들은 궈 회장의 갑작스런 실종, 그리고 이에 대한 부족한 정보는 중국 법률 시스템의 모호함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중국 정부가 지난 여름 증시 혼란과 관련해 증권법 위반 여부를 조사하는 과정 중 많은 증권사 임원이 종적을 감추기도 했다.
중국 언론들은 궈 회장이 현재 당국의 조사를 받는 야오강 증권감독관리위원회(증감회) 부주석, 아이바오쥔 상하이 부시장 등과 어떤 관계인지 심문을 받았다고 전했다. 그가 현재 부패 혐의로 구금된 링지화 전 중국 통일전선공작부장 가족과 가까운 관계라는 소문도 돌고 있다.
푸싱그룹은 상하이에 본사가 있으며 초기에 제약과 부동산 개발 등으로 투자를 거둔 뒤 공격적인 인수ㆍ합병(M&A)으로 덩치를 키웠다. 20년 가까운 시도 끝에 지난 2월 프랑스 리조트 체인 클럽메드를 손에 넣기도 했다. 또 그리스 보석 브랜드 폴리폴리와 뉴욕 체이스맨해튼빌딩도 보유하고 있다. 이에 궈 회장은 자신을 중국의 ‘워런 버핏’이라고 자처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