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주 반발 달래기 위한 것…유가 하락에 회의론 커져
세계 최대 액화천연가스(LNG) 생산업체인 영국 BG그룹 합병을 진행 중인 로열더치셸이 절차가 끝나면 양사에서 2800명을 감원할 계획이라고 14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셸은 이날 성명에서 “합병이 마무리되면 약속한 비용절감을 이행할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앞서 셸은 지난 4월 BG그룹을 470억 파운드(약 84조원)에 인수하기로 합의했다. 당시 셸은 영업비용을 35억 달러 절감하고 오는 2016년부터 3년간 약 300억 파운드의 자산을 매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번 계획도 국제유가 하락으로 대규모 인수·합병(M&A)을 꺼리는 주주들의 불안을 달래려는 것이라고 FT는 설명했다. 감원 규모는 전체 인력의 약 3% 정도다.
셸은 이날 중국 당국으로부터 합병 승인을 받았다. 호주와 브라질 유럽연합(EU) 등도 이미 승인한 상태여서 임시 주주총회에서 통과되면 합병의 큰 관문을 넘을 수 있다. 합병은 셸 주주 과반수와 BG 주주 75%의 승인을 얻어야 한다.
익명을 요구한 한 셸 대주주는 “현재 유가 수준으로는 합병에 들어간 돈이 너무 비싸다”며 “투자자들은 합병에 반대해야 한다고 보지만 아마도 상당수가 그렇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다른 대주주인 알리안츠글로벌인베스터스의 크리스 휘튼 펀드매니저는 “BG와의 합병으로 셸은 심해유전과 LNG 부문 역량을 강화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일각에서는 현재의 낮은 유가가 영원히 지속될 것으로 보고 합병에 반대하지만 나는 그런 비관론에 동의하지 않는다”며 합병을 지지했다.
셸이 지난 4월 합병 소식을 발표했을 당시 장기 원유 가격 전망은 브렌트유 기준으로 배럴당 70~110달러였다. 현재 셸은 이런 전망치를 60달러 중반대로 낮춘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