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대표가 그동안 세계 1위 면세점 도약을 위해 선봉에서 각종 사업을 진두지휘해온 까닭에 롯데면세점 사내 분위기는 크게 동요하고 있다. 특히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면세점 탈락 직후 언론에 "면세점 수성 실패는 99% 내 책임"이라고 말한 까닭에 수장 교체는 예상치 못한 결과라는 반응이 지배적이다.
롯데그룹은 28일 '2016년 정기 임원인사'를 단행하고, 호텔롯데 롯데면세점의 이홍균 대표이사가 롯데월드타워 면세점 사업권 재승인 실패에 대한 책임을 지고 자진 사임했다고 밝혔다. 이 전 대표는 면세점의 향후 사업지원을 위해 상임고문으로 자리했다.
후임으로는 대홍기획의 대표이사를 맡고 있었던 장선욱 전무가 부사장으로 승진하면서 롯데면세점 대표이사로 내정됐다.
롯데면세점은 이 같은 인사 결과에 술렁이고 있다. 잠실 월드타워점 수성 실패로 할일이 산적한데다 조직 수장까지 교체됨에 따라 크게 동요하는 분위기다. 더욱이 이 대표는 1982년 롯데 공채 7기로 입사한 33년차 '롯데맨'이다. 롯데면세점의 본점장, 상품부문장을 거쳐 마케팅부문장, 기획부문장, 영업부문장을 두루 거치며 그룹의 유통, 특히 면세사업의 궤를 같이해 온 산 증인으로 평가받는 인물이기도 하다.
지난해 4월 롯데면세점 대표 자리를 맡은 그는 취임 첫 해 롯데면세점 사상 최초로 매출을 4조원대로 키웠으며, 올 상반기에는 서귀포시에 위치한 제주도 면세점을 제주시로 옮기는 작업도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 해외 진출도 속도를 내 미국 괌 공항에 면세점을 열었고, 업계 최초로 일본에 진출해 간사이 공항 면세점을 오픈했다. 7월에는 인천공항면세점 노른자위 구역 입찰에 성공하기도 했다.
이로 인해 일각에서는 신 회장의 책임론에 대한 비난도 제기되고 있다. 신 회장은 지난달 15일 "재승인 실패는 99%가 제 책임"이라고 밝힌 것과 대조를 이룬다는 것. 더욱이 월드타워점 재승인 실패는 면세점 수장의 전략 부재 탓보다 롯데그룹 형제간 경영권 싸움과 일본 뿌리 논란이 주요인으로 작용했다는 평가가 대세를 이룬다.
한 재계 관계자는 "실패의 원인이 수장이 아닌 경영권 분쟁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근거로 사임한다는 것은 예상치 못한 결과"라고 지적했다.
한편, 면세점을 제외하면 그룹의 '컨트롤 타워' 역할을 담당하는 정책본부 이인원 부회장, 황각규 사장 등 그룹과 주요 계열사 대표가 유임됐다. 지난 7월 발생한 경영권 분쟁의 여진이 완전히 가시지 않은 상황을 감안해 변화보다는 안정에 무게를 둔 것이란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