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직면한 내년 사업재편 전략의 최대 화두는 인수·합병(M&A)을 통한 몸집 불리기와 지배구조 개편이다.
재계에서는 최 회장이 올해 연말에 이어 내년에도 M&A 행보를 이어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아울러 그룹 내 최대 캐시카우로 꼽히는 SK하이닉스의 자회사 격상 작업도 병행할 것으로 관측된다.
최 회장은 지난 8월 “SK가 잘하는 반도체와 에너지, 통신 분야에 주력해 국가 발전에 공헌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복귀 열흘 만에 경기도 이천 SK하이닉스의 M14 생산라인 준공식에 참석해 46조원 규모의 반도체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11월에는 종합유선방송사업자(SO)인 CJ헬로비전 인수를 통해 통신 분야 확장에 나섰다. 또 같은 달 OCI머티리얼즈 지분 49.1%도 인수키로 했다. SK텔레콤은 내년 4월에 자회사인 SK브로드밴드와 CJ헬로비전을 합병할 계획이다. 최 회장이 두 회사 인수에 쏟아부은 돈만 최대 약 1조5000억원이다.
재계는 최 회장의 다음 M&A 행보가 그룹 사업의 한 축인 정유 등의 에너지 부문이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올해 SK종합화학 등 SK이노베이션의 자회사가 중간배당을 시행한 것도 무관치 않다는 해석이다.
SK하이닉스 등을 중심으로 한 지배구조 개편도 초미의 관심사다. 공정거래법상 지주회사의 손자회사가 증손회사를 거느리려면 지분 100%를 보유해야 한다.
이에 SK하이닉스를 SK㈜의 손자회사가 아닌 자회사로 격상시키면서 SK텔레콤을 통신업을 영위하는 사업회사와 SK하이닉스 등 계열사 지분을 보유한 투자회사로 분할하고, 투자회사를 지주사인 SK㈜에 합병시키는 사업구조 재편을 추진할 것이라는 시나리오가 지속해서 제기돼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