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부터 지속되고 있는 외국인의 국내 증시 이탈이 사실상 역대 3위 기록을 넘어섰다.
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오전 10시 현재 외국인은 국내 증시에서 231억원의 매도우위를 기록하고 있다. 지난달 2일 미국의 금리인상을 앞두고 시작된 외국자금의 ‘셀 코리아(Sell Korea)’ 추세가 새해에 들어서도 지속되고 있는 모습이다.
외국인은 지난달 2일부터 이달 5일까지 22거래일 연속 순매도를 기록했다. 이 기간 외국인이 국내 증시에서 빼낸 자금은 3조7052억원에 달한다. 이것만으로도 기간 기준으로는 2008년 1월3~31일(총 21거래일)을 넘어 역대 4번째 장기간 연속 순매도 기록이다.
공식적으로만 보면 외국인의 순매도는 여기까지다. 6일 외국인은 북한이 4차 핵실험을 강행했음에도 불구하고 1630억원을 사들인 것으로 집계됐다. 하지만 여기에는 ‘착시’가 있다. 한화테크윈이 JP모건에 시간외대량매매(블락딜)로 넘긴 한국항공우주 지분 약 2700억원이 포함돼 있기 때문이다. 대량매매를 제외할 경우 이날 외국인은 1075억원을 내다 팔았다.
JP모건-한화테크윈의 한국항공우주 대량매매를 뺀 외국인의 순매수 흐름은 24일 연속이다. 이 기간 빠져나간 투자금만 3조5872억원에 달한다. 기간으로는 역대 세 번째 외국인 순매도 기록인 2005년 09월 22일~10월 26일과 같고 자금이탈 규모로는 당시(3조3010억원)를 웃돈다.
거래소 관계자는 “한국항공우주 블락딜은 개별종목에서 나타난 특수한 이벤트이기 때문에 외국인 투자자의 ‘팔자’세가 매수세로 전환됐다고 보기 어렵다”고 “실질적인 추세를 보면 사실상 오늘(7일)까지 줄곧 순매수 흐름이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국내 증시의 환경이 외국인을 붙잡을만한 매력을 주지 못한다는 점에서 외국인의 이탈은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연속 순매도일 기준으로 역대 최장 기록은 2008년 6월9일~7월23일(33거래일간)이다. 이기간 외국인은 8조9821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두 번째는 지난해 8월 5일~9월15일(29일간)로 5조5431억원이 국내증시에서 빠져나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