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TE(4세대 이동통신) 기반의 초고속 통신망이 확산되면서 글로벌 음악감상 시장이 ‘스트리밍(streaming)’ 방식으로 중심이 전환됐다. 과거 온라인에서 음악 파일을 내려받아 스마트폰에 저장해 두고 음악을 듣는 다운로드 방식에서, 필요할 때마다 실시간으로 음악 파일을 전송해 감상하는 스트리밍 방식이 대세로 자리 잡은 것이다.
이런 가운데 토종 기업 삼성전자ㆍ네이버ㆍ카카오 3곳이 세계 스트리밍 음악 시장 진출에 박차를 가해 이목이 쏠리고 있다. 스포티파이라는 스웨덴 출신 벤처 기업이 독주하고 구글ㆍ애플 등까지 가세한 스트리밍 음악 서비스 전장(戰場)에서 국내 기업이 패권을 잡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밀크 3000만 다운로드 돌파…애플 앞서 = 한국 대표 기업 삼성전자는 국내 기업 중에서 세계 무대 데뷔를 가장 먼저 치렀다. 삼성전자는 2014년 3월 한국이 아닌 미국에서 음악 서비스 ‘밀크(MILK)’를 처음으로 선보였다. 애초부터 글로벌 시장을 목표에 둔 것이다. 현재는 한국ㆍ중국ㆍ호주ㆍ뉴질랜드ㆍ말레이시아 등 서비스 지역을 6개국까지 확대했다 .
삼성전자는 지난 12일에는 밀크의 누적 다운로드가 3000만건을 돌파했다고 밝혔다. 눈길을 끄는 점은 라이벌인 애플의 스트리밍 음악 서비스 ‘애플뮤직’이 출시 6개월 만에 가입자 1000만명을 모았다는 소식이 알려진 후 하루 만에 발표했다는 점이다. 스마트폰 시장에서 치열한 접전을 펼치는 삼성과 애플은 음악 서비스 부문에서도 날카로운 신경전을 이어가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애플은 2003년 유료 음원 사이트 아이튠스(iTunes)로 대박을 터뜨렸으며, 작년 6월에 애플뮤직으로 대표 음악 서비스를 전환했다.
◇라인뮤직, 라인 엎고 일본ㆍ태국서 강자(强者)로 부각 = 국내 최대 인터넷기업 네이버의 음악 스트리밍 해외 진출 성과도 괄목할만하다. 네이버는 지난해 6월 세계 2위의 음악 시장인 일본에 스트리밍 서비스 앱인 ‘라인뮤직’을 출시했고, 현재 860만 다운로드를 넘어섰다. 또 라인뮤직은 2015년 일본의 무료 애플 애플리케이션 중 인기 순위 2위에 올랐다. 1위는 네이버의 모바일 메신저 ‘라인’이었다.
네이버는 작년 5월에 태국에서 라인뮤직을 출시했고, 현재 다운로드 500만건을 넘겼다. 일본과 마찬가지로 현지 대표 메신저가 된 라인이 원동력이 됐다. 라인뮤직은 작년 10월에는 태국 최대 음원사인 ‘GMM Grammy’와 제휴를 맺는 성과도 이뤘다.
◇카카오, 국내 최대 음원서비스 멜론 인수 = 카카오도 세계 음악 스트리밍 시장 공략에 나선다. 국내 최대 모바일 메신저 ‘카카오톡’을 서비스하는 모바일 전문 기업 카카오는, 지난 11일 국내 1위 디지털 음악 플랫폼인 ‘멜론’을 서비스하는 로엔엔터테인먼트의 지분 76.4%를 1조8700억원에 인수한다고 발표했다.
카카오는 이번 멜론 인수를 통해 글로벌 진출에 보수적이었던 입장에서 선회해 눈길을 끌었다. 임지훈 카카오 대표는 “음악은 모바일 시대에 가장 사랑받는 콘텐츠로 음악 한 곡이 한 세대의 라이프스타일을 바꾸거나, 전 세계 대중문화에 큰 영향을 끼칠 정도로 강력한 힘을 갖는다”며 “로엔이 가진 음악 컨텐츠와의 결합을 통한 무한 시너지 창출로 글로벌 진출을 위한 좋은 계기를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