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직자, 경력단절여성 등 사회적 약자들이 마샬캐디로 일하게 되면, 골퍼들은 캐디피 부담이 줄어들고 사회적 약자들은 새로운 일자리를 얻게 되며, 우리 국민들의 골프에 대한 부정적 인식도 개선될 것이다.”
서천범 한국골프소비자모임(golsomo.com) 이사장의 말이다. 그는 최근 골프업계에 새로운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전동카트에 골프백을 싣고 카트 운전만 해주는 마샬캐디제도다. 서 이사장을 만나 마샬캐디제를 도입한 배경과 향후 계획에 대해 들었다.
- 마샬캐디제도를 오는 3월부터 도입한다고 하는데, 마샬캐디가 하는 일은 무엇인가.
△ 마샬캐디는 골프백을 전동카트에 싣고 운전해주고 남은 거리를 불러주는 단순한 캐디로, 기존 캐디보다는 캐디피가 저렴해서 골퍼들의 경제적 부담을 줄어줄 수 있다. 그동안 골프소비자모임에서는 노캐디를 해야만 골프가 사치성 스포츠에서 대중 스포츠로 발전할 수 있다고 노캐디를 장려해왔지만 골프장에서는 늦장 플레이(Slow Play), 전동카트의 안전사고 때문에 노캐디 도입을 꺼려왔다. 따라서 마샬캐디는 노캐디로 가는 전 단계라고 생각하면 된다.
- 마샬캐디가 되기 위해서는 어떤 자격이 필요한가.
△ 50대 이상의 골프를 아는 퇴직자로, 골프소비자모임 정회원이면 된다. 당해 골프장에서 근무할 수 있는 사람들을 모집하는데 거주지 제한은 없다.
- 그렇다면 마샬캐디의 캐디피는 얼마인가.
△ 마샬캐디는 기존 캐디보다 업무가 단순하기 때문에 캐디피를 팀당 5만원으로 책정했다. 그렇지만 야간에 일을 하게 되면 6만원으로 올라간다. 캐디피가 저렴한 대신에 정규 티업시간이 끝난 후 무료로 9홀을 주 1회 이상 치게 할 예정이다.
- 마샬캐디의 월수입은 많지 않을 것 같다.
△ 마샬캐디는 골퍼들이 예약할 때 선택하는 것이기 때문에 처음에는 적겠지만 점차 알려지면서 수입도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 따라서 이번에 지원하는 분들은 골프대중화에 일익을 담당한다는 사명감을 갖고 임해야 할 것이다. 골프소비자모임에서는 이분들을 위해 별도의 이벤트를 기획하고 있다.
- 지금 마샬캐디를 모집하고 있는데, 언제까지 지원할 수 있나.
△ 1월 29일까지 지원하면 된다. 퇴직자들이 마샬캐디로 일할 수 있는 골프장은 군산, 남여주, 벨라스톤, 엠스클럽의성, 임페리얼레이크, 파인스톤, 한맥CC 등 모두 7군데로 90명의 마샬캐디를 모집한다.
- 마샬캐디가 되려면, 교육도 필요하지 않겠나.
△ 그렇다. 퇴직자들이 마샬캐디에 지원하려면, 한국골프소비자모임 홈페이지에 정회원으로 가입한 뒤 마샬캐디 지원서를 작성하고 서류전형, 면접 등을 거친 후 서비스 및 현장 교육을 이수해야 한다. 그 다음에 골프소비자모임에서 마샬캐디 인증서를 발급해주면, 마샬캐디의 자격을 갖추고 당해 골프장에서 마샬캐디로 활동하게 된다.
- 마샬캐디에 대한 퇴직자들의 반응은 어떤가.
△ 대부분의 퇴직자들이 서울 등 대도시에 거주하지만 골프장은 지방에 위치하고 있기 때문에 출퇴근이 가장 큰 장애요인이다. 또한 골프를 치는 퇴직자들은 경제적으로 어느 정도 여유가 있고 임원으로 퇴직한 분들이 적지 않기 때문에 지원자들이 당초 예상보다 적다. 이에 대한 대안으로 사회적 약자들을 위한 마샬캐디제를 도입할 계획이다.
- 사회적 약자들을 위한 마샬캐디를 도입하면, 우리 사회에 크게 기여할거 같은데.
△ 우리 사회가 고용 없는 성장을 하다보니깐 일자리를 만드는 게 사회의 화두가 되고 있다. 골프장들은 캐디수급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 운전만 해주는 마샬캐디는 자동차 운전만하면 할 수 있다. 사회적 약자 중 경력단절여성을 채용하면, 일자리가 창출되는 동시에 일정한 소득이 생기면서 사회적으로 안정된다.
- 경력단절여성들을 위한 마샬캐디를 어떻게 모집할 계획인가.
△ 마샬캐디를 도입하는 골프장이 입지한 지역의 경력단절여성들을 모집할 계획이다. 그래야만 출퇴근 거리가 가깝고 이직이 잦지 않기 때문이다.
- 사회적 약자들을 위한 마샬캐디의 자격은?
△ 전동카트를 운전해야 하기 때문에 운전면허를 딴 여성들이 지원할 수 있다. 골프를 안쳐도 상관없는데 나이는 30~50대로 제한하려고 한다. 팀당 캐디피는 6만원으로 책정할 계획이다.
- 마샬캐디제 이외에 계획 중인 사업은?
△ 골프붐이 진정되고 골프장 공급과잉시대에 접어들면서 골프장들이 어려워지고 있다. 지금까지 골프치는 400만명을 대상으로 영업해왔기 때문인데, 골프장을 골프치지 않는 4600만명에게 개방하면 얘기는 달라진다. 그 일환으로 우선 골프장 웨딩(결혼식)을 빠르면 4월부터 시행할 계획이다. 골프장은 식음매출이 늘어나고 장기적으로는 잠재골프인구가 확충되는 동시에, 골프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가 개선되는 부수적인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이미 4~5군데 골프장이 골프장 웨딩 사업에 참여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