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오준 포스코 회장 “사상 첫 적자는 내 책임”… 지난해 연결기준 960억 순손실

입력 2016-01-29 1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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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율원·자재값 하락 여파… 취임 이후 고강도 구조조정 성과 부채비율은 감소

“최고경영자로서 책임을 통감하고 있다.”

권오준 포스코 회장이 28일 지난해 실적발표 자리에서 창사 이래 처음으로 적자를 기록하자 이같이 밝혔다. 권 회장 취임 후 재무개선 차원에서 지속적으로 계열사 구조조정을 단행했지만 실적 악화를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다.

포스코는 지난해 매출액 58조1920억원, 영업이익 2조4100억원, 당기순손실 960억원을 기록했다. 해외투자 광산의 자산가치가 감소하고, 환율변동에 따른 외화부채가 발생하는 등 평가손실 1조5640억원이 반영됐다. 포스코가 연간적자를 낸 것은 1968년 설립 이후 47년 만에 처음이다.

포스코가 적자로 전환된 것은 환율 변동, 원자재 가격 하락 등 영업외 요소가 크게 작용했다. 포스코는 약 50억달러의 외화부채를 갖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해 원화값이 떨어지며 외화손실 규모가 6900억원대로 불어났다. 신흥국 화폐가치 하락으로 광산 등 해외 투자자산 가격이 떨어지면서 8600억원대 손실을 기록했다. 여기에 지난해 신일본제철과의 소송합의금으로 약 3000억원을 지급한 것도 손실로 잡았다.

또한 부실 계열사도 전자전환에 한 몫 거들었다. 포스코의 국내외 주요 계열사 중 절반 가량이 지난해 적자를 기록했다. 지난 2013년 3조원 넘게 투자해 준공한 인도네시아 크라카타우포스코 제철소는 2014년에 이어 지난해에도 2000억원대 적자를 냈다. 중국 스테인리스공장인 장자장포항불수강도 지난해 1000억원 규모의 손실을 기록했다.

지난해 철광석과 석탄가격 하락에도 불구, 수요 부진으로 제품 판매 가격을 올릴 수 없었던 것도 적자전환에 기인했다. 실제로 고부가가치 제품 중 하나인 자동차 강판의 경우 작년 톤당 평균가격 하락폭이 시장 예상치 보다 큰 8만원에 달했다.

우울한 실적에도 권 회장이 추진해온 고강도 구조조정이 일부 결실을 맺고 있다는 희망적인 분석도 나온다. 지난해 포스코의 순차입금은 5조7000억원 줄었다. 연결기준 부채비율은 2010년 이후 최저 수준인 78.4%로 낮아졌다. 철강 판매량 역시 3534만t으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권 회장은 “그간 강력하게 추진한 구조조정의 효과가 가시적으로 보인다는 점에서 회사 미래의 새로운 희망을 찾을 수 있다”며 “수익성의 관점에서 혁신을 추진하고 극한적인 저비용 체제로 전환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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