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주(61) 전 일본롯데홀딩스 부회장이 신동빈(60) 롯데그룹 회장을 상대로 "중국 사업 관련 회계장부를 열람하게 해 달라"며 낸 가처분 신청을 취하했다.
2일 법조계에 따르면 신 전 부회장 측은 이날 사건을 심리 중인 서울중앙지법 민사51부(재판장 조용현 부장판사)에 소 취하서를 제출했다.
신동주 전 부회장 측은 그동안 신동빈 회장의 중국 사업 실패 책임을 묻겠다며 회계 장부 열람을 요구해 왔다. 가처분 채권자인 신동주 전 부회장 측이 소 취하서를 제출함에 따라 가처분 사건은 신동빈 회장 측 의사와 상관없이 처음부터 제기되지 않은 상태가 된다.
이번 가처분 신청 취하는 신동빈 회장 측이 요구받은 자료의 상당 부분을 공개한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신동빈 회장 측은 지난달 27일 열린 4차 심문 기일에서 요청받은 자료 12건 중 7건을 제출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바 있다. 나머지 5건은 중국 종속회사 관련 서류이거나 주식 가치 평가가 제대로 되지 않아 제출이 불가능하다는 게 신동빈 회장 측 설명이다.
그러나 아직 법적 분쟁이 매듭지어진 것은 아니다.
신동주 전 부회장은 가처분 신청 외에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냈는데, 이 부분은 여전히 취하하지 않고 사건이 진행 중이다. 이 소송은 호텔롯데와 롯데호텔부산에서 신 전 부회장의 사내이사직을 해임한 것이 부당하다는 것을 확인하는 동시에 정신적 피해를 배상하라는 내용이다.
서울중앙지법 민사16부(재판장 이정호 부장판사)는 다음달 24일 변론 기일을 열 예정이다. 신동주 부회장이 호텔롯데를 상대로 회계장부를 보게 해달라고 낸 또다른 가처분 신청 사건도 그대로 진행 중이다.
그동안 법조계에서는 신동주 전 부회장 측이 가처분 신청을 낸 취지가 형사적인 수단을 동원해 신동빈 회장을 압박하기 위한 것이라는 분석이 많았다. 가처분 신청을 통해 회계자료를 확보한 뒤 중국 사업과 관련해 횡령이나 배임 혐의를 포착해 전체적인 분쟁 구도를 유리하게 가져갈 것이라는 것이다. 신동주 전 부회장 측은 넘겨받은 회계자료를 검토한 뒤 대응 방향을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