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을 앞둔 친구들이 프로포즈에 대한 자랑을 늘어놓으면 나도 모르게 심드렁해진다. 이미 결혼 날짜도 잡고, 상견례도 마친 상태에서 통과의례처럼 치루는 프로포즈가 무슨 의미가 있다는 걸까. 정말 무방비 상태에서 “Yes or No”를 묻는 설렘과 긴장이 있어야 프로포즈 아닌가? 흠. 시집못간 나의 볼멘소리는 여기까지만 피력해두자. 사실 나는 ‘깜짝쇼’를 좋아한다. 김 빠진 콜라처럼 합의 하에 일어나는 이벤트는 시시하니까.
이건 신제품 발표회에서도 마찬가지다. 아무리 기자들이 캐내려고 애써도 신제품에 대한 희미한 정보밖에 얻을 수 없던 시절에는 행사 당일날의 설렘이 컸다. 그런데 요즘은 도통 서프라이즈의 기회가 없다. IT 업계 연쇄유출마들의 활동이 너무나 왕성하니까.
오는 2월 21일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공개를 앞둔 삼성 갤럭시S7의 신상이 일찍이 털리고 말았다. 이번에도 에반 블래스(Evan Blass)다. 그의 트위터에 올라온 사진 속 갤럭시S7의 모습은 아무리 봐도 신빙성 있어 보인다.
제품은 작년과 마찬가지로 갤럭시S7과 갤럭시S7 엣지의 두 가지 모델. 현재 유출된 바에 의하면 갤럭시S7은 5.1인치, 갤럭시S7 엣지는 5.5인치다. 전체적인 디자인이 많이 달라지진 않았지만, 전작보다 부드럽게 처리된 모서리가 눈에 띈다. 과거 갤럭시S3에서 처음 선보였던 조약돌 디자인을 연상케 한다. 상당히 심플해진 잠금화면 월페이퍼도 인상적이다. 이대로 나온다면 월페이퍼 만은 역대 갤럭시S 시리즈 중 가장 시크하다고 볼 수 있겠다.
지금 밝혀진 스펙을 한번 살펴보자. 1440X2560의 QHD 해상도 슈퍼 AMOLED를 탑재했으며, 엑시노스 8890을 품은 것으로 알려졌다. 출시 국가에 따라 스냅드래곤 820을 사용할 가능성도 크다. RAM은 4GB. 카메라는 1600만 화소에서 1200만 화소로 다운그레이드 되었다는 소문이 낭낭하다. 물론 이 숫자 자체가 중요치 않다는 건 모두 알고있겠지. 본래 갤럭시S6의 카메라 조리개값 F1.9를 지원했던 것에 비해, 갤럭시S7은 F1.7을 지원하는 렌즈로 바뀌어 저조도 환경에 더 강력한 성능을 보일 것으로 예상한다.
배터리 용량도 늘어날 예정. 용량 자체보다는 무선 충전에 소요되는 시간이 놀랍다. 무선 환경에서도 갤럭시S7는 2시간, 갤럭시S7 엣지는 2.2시간이면 완충 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프로포즈도 전에 속살까지 확인한 싱거움이 아쉽긴 하지만, 그래도 갤럭시S7의 데뷔 날을 기다려보자. 여전히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스마트폰인것만은 분명하니까. 아, 더불어 LG G5도 기다려야지. 그래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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