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공기업에 이어 민간금융사도 호봉제 폐지에 나선다. 금융회사의 수익성이 갈수록 악화하는 상황에서 연공형 임금체계가 경쟁력 증대의 걸림돌이 된다는 판단에서다.
금융산업사용자협회는 4일 회원사 대표자 회의를 통해 "성과 연봉제 도입을 통해 시장의 수요공급과 무관하게 높은 은행권 초임을 현실화 해 고용증대에 기여할 필요가 있다"며 이 같이 밝혔다.
협회는 이어 "현행 성과급 제도 또한 차등없이 일률적으로 지급되거나 집단평가 중심으로 지급률이 결정돼 개인의 능력과 성과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다"고 덧붙였다.
이날 하영구<사진> 금융산업사용자협회장은 기자회견을 통해 "기본적으로 성과연봉제 도입은 필수적이라는 데 의견 모았다"며 "올해 임금단체협상에서도 성과연봉제를 사용자측의 가장 중요한 요구사항으로 협상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하 회장은 "호봉제 폐지 안건에 대해 시중은행장들은 만장일치했다"며 "최근 금융위원회가 발표한 금융공기업 성과주의 확산 가이드라인 수준 이상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호봉제 폐지와 성과주의가 도입이 되면 은행권 초임은 낮아질 것으로 보인다.
하 회장은 "금융회사 초임이 어느산업에 비해서도 높다"며 "절대수치 높다는 것을 떠나서 고용시장의 수요공급과 동떨어진 수준의 임금은 적정한 수준이 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는 "그렇기 때문에 직원 채용에도 영향을 미쳤고, 낮아진 초임만큼 채용을 늘릴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하 회장은 다만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의 협의가 우선이라고 했다. 보통 3월 말께 서로의 요구사항을 확인후 4월부터 협상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 회장은 "올해는 3월 이전이라도 금산노조 위원장을 찾아보고 머리 맞대고 제의를 할 것"이라고 의지를 전했다.
구체적 안을 정하는 태스크포스(TF)는 금융회사의 인사 임원, 금산노조 간부 등이 포함될 예정이다.
전체적은 틀에서는 협회와 금산노조 간 협의를 마치고, 세부항목은 금융회사와 각 지부 노조간 이뤄진다.
저성과자 해고 문제에 대해선 신중한 입장을 밝혔다. 하 회장은 "고용노동부의 명확한 해석이 필요하다"며 "해고보다 저성과자를 어떤 식으로 교육하고 성과를 내게 할지가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올해 신규채용에 관해선 논의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