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지역 경선 판세 분석
전통적 ‘캐스팅보트’ 지역인 충청권 선거구는 충남 10곳, 충북 8곳, 대전 6곳, 세종시 1곳 등 총 25개 선거구다. 숫자로만 보면 전체 지역구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미미하지만 지난 총선에서 보여준 충청권의 영향력을 보면 그 존재감은 영·호남만큼이나 컸다.
19대 총선에서 여야는 충청권 배지를 놓고 치열한 대결을 벌였다. 새누리당은 12곳, 민주통합당 10곳, 자유선진당이 3곳을 차지했다. 당시 새누리당은 박근혜 대통령의 모친인 육영수 여사의 고향인 옥천을 등에 업고 충북에서 선전했지만 충남과 대전에서는 야당과 접전을 펼쳤다. 충남에서는 자유선진당에 3곳을 내줬고 세종시는 이해찬 의원이 차지했다.
자유선진당을 흡수한 새누리당은 이번 총선에서 최소 15곳 이상을 확보해야만 선거 전략에서 큰 차질을 빚지 않을 전망이다. 더불어민주당은 세종시의 이해찬 의원을 중심으로 박범계·박완주·노영민 의원 등 친노계, 안희정 충남지사, 이시종 충북지사를 바탕으로 총선 승리를 다짐하고 있다.
충청권은 선거 때마다 주인이 바뀌었다. 19대 총선에서는 새누리당이 승리했지만 지난해 6·2 지방선거 때는 새정치민주연합이 선전한 바 있다. 섣불리 표심을 예측할 수 없다. 이번에는 더 어렵게 됐다. ‘포스트 JP’로 지역에서 적지 않은 존재감을 나타냈던 강창희 전 국회의장, 심대평 전 충남지사가 불출마를 선언했기 때문이다. 여당 입장에서는 고심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충남 17곳…강창희 전 국회의장 자리 누가 = 충남의 지역구는 천안시갑·을, 공주시, 보령시 서천군, 아산시, 서산시 태안군, 논산시·계룡시· 금산군, 부여군·청양군, 홍성군·예산군, 당진시 10곳과 대전시(동구·중구·서구갑·을·유성구·대덕구) 6곳, 세종시 1곳 등 총 17곳으로 나뉜다.
대전 터줏대감 강창희 전 국회의장의 불출마 선언으로 공석이 된 대전 중구에는 비례대표 현역 의원을 포함해 무려 10명의 후보가 도전장을 내밀었다.
새누리당에서는 비례대표인 이에리사 의원, 곽영교 전 대전시의회 의장, 김세환 전 대전시티즌 사장, 신진 충남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이은권 당협위원장, 강영환 전 총리실 공보협력비서관이 나선다. 더불어민주당에서는 이서령 지역위원장, 국민의당에서는 고무열 한국청년유권자연맹 대전지부 운영위원장, 유배근 민주당 대전 중구 지역위원장, 송미림 사단법인 아름다운숲 이사장이 출사표를 던졌다.
10명은 양반이다. 분구가 예정된 대전 유성은 15명의 후보가 준비를 마쳤다. 다만 이들은 현역인 더민주 이상민 의원의 지역구를 피하고 싶어 한다. 이 의원은 유성구에서만 3선(17·18·19대)을 연달아 지낸 중진의원이기 때문이다.
지역구 증설이 확실시되는 천안은 더민주 현역 의원에 맞서 새누리 정치 신인들이 몰렸다. 부여·청양 선거구와 합구(통폐합)될 가능성이 커진 공주시는 폭풍전야다. 당초 강력한 예비후보로 거론된 이완구 전 총리가 ‘성완종 게이트’ 파장으로 본게임에 오르지 못하게 되면서 한 치 앞도 내다보기 어려워졌다.
◇충북 8곳…새누리 정우택 vs 한범덕 전 청주시장 ‘리턴매치’= 충북의 지역구는 청주시 상당구, 청주시 흥덕구 갑·을, 충주시, 제천시 단양군, 청원군, 보은군·옥천군·영동군, 증평군·진천군·괴산군·음성군 등 총 8곳으로 나뉜다.
충북의 최대 격전지는 청주다. 3선 현직 국회의원만 4명이다. 이들 모두 4선을 향해 달리고 있지만 배지는 한정돼 있어 치열한 혈투가 예상된다.
특히 ‘충북 정치 1번지’로 불리는 청주 상당에서는 새누리당 정우택 의원과 한범덕 전 청주시장의 ‘리턴매치’에 관심이 쏠린다. 이들은 행정고시 출신으로 정계에 입문한 공통점을 갖고 있다. 정 의원은 10년 전인 2006년 민선 4기 충북지사 선거에서 한 전 시장을 누른 바 있다. 한 전 시장이 김형근 전 도의회의장과 신언관 전 충북도당공동위원장의 벽을 넘고 본선에 오를지 주목된다.
전통적으로 야세가 강한 청주 흥덕을의 경우 4선에 도전할 것으로 보였던 더민주 노영민 의원이 ‘카드기 시집 강매’ 논란에 휩싸인 뒤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여야 주자가 몰리고 있다. 여기에 국민의당도 가세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