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디딜틈 없이 관람객들로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는 LG전자의 부스에서 가장 인기있는 것은 ‘LG 360 VR’체험존이었다. 여기저기서 들려오는 함성 속에 관람객들이 하나둘 모여들었고, 차례를 기다리는 줄이 길었지만 차분히 다가올 ‘가상현실’ 세계를 상상하며 기꺼이 기다렸다.
기자는 3년전 넥슨 컴퓨터 박물관에서 오큘러스의 VR기기를 경험한 적이있다. 기기의 크기도 컸지만 청룡열차에 실제로 빨려드는 느낌에 체험후 속이 불편해지기도 했다. 여기저기서 VR기기가 출시되지만 사실 별 관심을 두지 않았던 이유도 그 경험탓이 컸다.
하지만 지난해 삼성이 기어VR을 발표하며 VR시대를 개화시켰고, LG전자가 올해 LG 360 VR을 내놓으며 대중화에 함께 나섰다. 기기의 크기가 작아질 뿐 아니라 무게도 가벼워지며 누구나 VR 콘텐츠를 즐길 수 있는 세상이 열린 것이다. 이런 생각을 하고 있는데 차례가 돌아오자 마른침이 목구멍으로 넘어가는 소리가 들렸다. 정말 쓸데없는 긴장감이지만, 청룡열차를 타고 느껴지는 낯선 중력감이 혹시나 느껴지지 않을까 걱정이 되서였던 것 같다.
기기를 여러명이 쓰다보니 작은 기기 오작동도 발생했지만 친절한 직원들이 곧바로 고쳐줬다. 기기를 착용하고 있는 모습을 사진으로 남겨주는 것은 보너스 였다.
네명이 4D 의자에 앉아 청룡열차를 타기 시작했다. 진짜 탄다고 표현해도 될만큼 콘텐츠의 질이 높았다. 직원들은 “청룡열차에 몇명이 탑승했는지 확인해보라”고 요청했다.
상모를 돌리듯 고개를 움직였다. 목이 돌아갈 뻔 하며 확인한 청룡열차의 의자에는 아무도 없었다. 새삼 360도 콘텐츠를 경험하게 된 것 같다라는 생각도 잠시 청룡열차가 높은 고지에 올라갔을때 체험존의 직원들은 손을 높이 들라고 재촉했다. 괜히 긴장되서 마음을 졸이고 있는데 손까지 들라고 하니 더욱 진짜 청룡열차에 탑승한 기분이었다. 이후 청룡열차가 가속도가 붙어 내리막을 쏘자 기자도 모르게 소리를 질렀다. 관람객들은 웃었고, 부끄러움은 기자의 몫이었다.
함께 360 VR에 탑승한 동지(?)들은 연신 “It’s real”을 외쳤다. 입을 손으로 막았지만 소리가 세어 나와 기기를 빼버렸다. 정말로 긴장됐다. 그리고 무의식적으로 정말 무서웠다고 핑계를 댔지만, 굉장히 즐거운 경험이었다. 마지막으로 체험존을 떠나며 라임색 옷을 입은 직원과 셀피 한 장을 남겼다. LG전자의 휴대폰이 아닌 것을 확인한 그는 “LG 폰으로 바꾸는 건 어때?”라고 제안했고, 웃으며 자리를 떠났다. 붉게 상기된 볼 때문에 열을 좀 식히고자 찾았던 화장실에서 발견한 건 바로 VR 착용 자국이었다. 단점을 말하라고 하면 이것을 꼽아야 겠다.
◇LG 360 VR 직접 만져보니=체험해 앞서 전일 진행된 LG G5 day에서 미리 LG 360 VR을 만져봤다. 확실히 체험과 만져보는 것의 차이는 정말 크다라는 것을 다시금 깨닫게 됐다.
LG 360 VR은 스마트폰을 헤드셋에 꽂아서 사용하는 타사의 스마트폰 전용 VR 제품들과는 다르게 ‘LG G5’에 헤드셋을 유선 연결하는 방식을 사용해 가벼운 무게와 편안한 착용감을 제공한다.
또한 스마트폰 액정 또는 액정 필름의 스크래치로부터 자유로워 좀 더 깨끗하고 선명하게 VR 영상을 즐길 수 있다. 슬림하면서도 스타일리시한 스포츠 고글 디자인으로 안경처럼 착용할 수 있다. 다리를 접어 휴대할 수 있어 언제 어디서든 VR을 즐길 수 있다. LG 360 VR은 구글의 ‘카드보드(Cardboard)’에서 제공하는 모든 VR 콘텐츠를 볼 수 있다
하지만 초점을 맞추기 위해 렌즈를 손으로 직접 돌려야 한다는 점이 불편했지만 개인기기라는 점에서 한번의 셋팅만 하면 다음부터는 번거로움이 줄어들 수 있다. 안감 처리도 아쉬운 부분이었다. 이에 LG전자 관계자는 “안감 처리의 경우 아직 마무리가 안된상태다”고 설명했다.
기기를 착용 후 360도로 고개를 돌려봤는데 콘텐츠가 꽉 채워진 느낌이라 좋았지만 착용 시 옆 광대가 눌리는 점은 불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