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해양플랜트 리스크 많이 줄었다” 심기일전…철강, 수출로 눈돌리지만 관건은 ‘가격’
우리 조선·철강 업계가 글로벌 경기 불황과 중국의 저가 공세로 여전히 휘청이고 있다. 정부와 업계는 구조조정 등으로 돌파구 찾기에 나섰지만 전망은 불투명하다. 지난해 업황 부진과 한계기업 퇴출 우려로 최악의 한 해를 보냈던 조선·철강 업계다.
특히 국제유가가 지속적인 급락세를 타면서 조선·철강 업계의 수출입 전망에 빨간불이 켜져 있는 상황이다. 달러화 강세 등 복합적인 요인으로 인한 유가 하락은 운송비나 원가 절감 차원에서 긍정적으로 작용하지만, 현재 수준이 지속되거나 더 떨어질 경우 조선·철강 업계의 전반적인 수출입에 치명적인 위협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상존하고 있다.
과거 조선산업은 우리나라 수출 규모 중 약 10%를 책임지던 국가 기간산업이었다. 그러나 몇 년째 이어지고 있는 글로벌 경기 침체와 저유가, 해양 플랜트 부실이 맞물리고 계약 취소와 인도 지연 등의 악재가 겹치면서 천문학적인 손실을 기록했다. 일각에선 우리 조선산업이 회복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냉소적인 전망도 내놓고 있다.
조선업계에서는 해양플랜트 사업에서 대규모 부실이 터진 작년을 역대 최악의 한 해로 꼽고 있다. 현대·대우·삼성중공업 등 상위 조선사의 지난해 영업적자는 8조원을 넘겼다. 여기에 중소 조선업체인 STX와 성동SPP조선 등은 채권 관리에 들어갔다. 대형 업체의 구조조정도 이어지고 있다. 대우조선해양은 인력 축소는 물론 자산 매각을 진행하고 있으며, 삼성중공업 역시 인력 구조조정에 착수했다. 이 과정에서 일본으로부터 빼앗은 시장점유율 1위 자리를 중국에 내주게 됐다.
그나마 올해 들어 대형 조선사를 중심으로 해양 플랜트 관련 리스크는 많이 줄었다는 분석이 고개를 들고 있다. 하지만 전반적인 글로벌 경기 회복이 지연되고 있어 올해도 상황이 크게 개선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철강업계 상황도 별반 다르지 않다. 지난해 포스코를 비롯한 국내 철강사들은 원유 시추와 운반에 사용되는 강관과 후판을 생산, 공급함에 따라 저유가에 의한 후폭풍을 맞았다.
지난해 국내에서 수입한 철근 중 중국산의 비중은 무려 87.4%에 달했다. 값싼 중국 제품이 국내 시장으로 쏟아지자 국내 철강업계는 내수에서 수출로 눈을 돌리고 있지만 가격 경쟁력 때문에 쉽지 않은 상황이다. 올해도 철강업계의 수출 부진은 여전히 지속될 전망이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수출의 상당량을 차지하는 중국 철강시장에서 경쟁이 심화되고 있고, 중국산 철강 재고도 여전히 많이 쌓여 있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