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은행의 고정이하여신(부실채권) 비율이 국내 5대 주요은행 중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농협은행 부실채권 비율은 2%를 넘는 수준으로 다른 은행들의 두 배에 달한다. 금융당국이 추가적인 충당금 적립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나서 농협은행의 부실채권비율 관리에 적신호 켜졌다.
22일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은행별 부실채권비율 현황(확정치)'에 따르면 농협은행의 고정이하여신비율은 2.27%(지난해 말 기준)로 전년보다 0.65%포인트나 올랐다.
이는 신한·국민·KEB하나·우리 등 대형 은행들보다 1%포인트 이상 높은 수치다.
특히 주요 은행들은 일제히 부실채권비율이 하락했다. 신한은행은 0.8%로 전년보다 0.23%포인트 하락했고, 우리은행도 1.47%로 0.63%포인트 떨어졌다. 국민은행은 1.10%로 0.16%포인트 내려갔다. KEB하나은행은 1.21%로 전년 대비 0.04%포인트 하락했다.
농협은 특수은행으로 분류돼 산업은행, 한국수출입은행, 기업은행, 수협은행 등과 같은 군에 속한다. 그러나 농협은행은 금융지주회사 설립 이후 시중은행의 성격을 지니고 있다.
게다가 농협은행의 여신감독 부실로 인한 이익 감소가 지역 농민들에게 고스란히 영향을 끼친다는 점에서 엄격한 관리가 필요하다.
농협은행의 급격한 부실채권비율 증가는 지난해 1조4000억원에 달하는 대손충당금 적립 때문이다.
총 1조3870억원으로 STX조선해양 4900억원, 리솜리조트 514억원, 대우조선해양 319억원, 성동조선해양 259억원, 동아원 295억원, 동아건설 200억원, 동부제철 192억원 등이다.
금융권 관계자들은 농협의 부실채권 비율이 다소 높은 수준이라고 입을 모았다. 부실채권 비율은 금융당국이 일정 수준을 제시하는 지침이 없지만, 일반적으로 업계 평균을 지나치게 상회하면 잠재 위험요소로 간주하고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부실채권 비율의 감독이나 권고 기준은 없다"면서도 "농협은행이 다소 높은 것은 사실이며, 참고사항으로 계속 모니터링 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시중은행 평균 부실채권비율은 1.13%로 이보다 2배 정도 높다. 미국 상업은행 평균은 1.59% 수준이며, 일본은 1.53%이다.
문제는 금융당국이 은행권의 충당금 적립을 지금보다 더 요구하고 있는 것이다.
진웅섭 금감원장은 전날 "은행 부실채권의 신속한 정리 등을 통한 자산 건전화와 함께 적정수준의 대손충당금 적립 등 내부 유보를 확충할 필요가 있다"고 말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