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투데이가 주최한 ‘미래 60년 개혁과 과제’ 심포지엄에서 참석자들은 자본시장이 성장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영역을 개척하는 것을 망설이지 말아야 한다고 한 목소리를 냈다. 저성장 시대에 놓인 이 때 오히려 도전 정신을 강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여의도 금융투자협회에서 29일 열린 심포지엄의 종합토론 패널로 참석한 장준경 금융감독원 자본시장감독국장은 혁신 기업 발굴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장 국장은 “지난해 기술 특례 상장으로 12개 회사가 상장했는데 이 때 가장 중요한 것이 기업가치산정”이라고 말했다. 기술특례 상장이란 수익은 낮지만 성장성이 높은 회사가 상장할 수 있도록 기업 외형평가 기준을 완화해주는 제도다.
장 국장은 “투자자들의 기업 신뢰를 높이기 위해서는 평가 능력을 높이는 것을 선행해야 한다”면서 “증권사들은 게이트키퍼로서 평가방식을 전문화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자본시장 성장을 위한 규제 선진화도 언급했다. 장 국장은 “자본시장은 다양한 판매처를 가지고 있어서 핀테크(FinTech) 부문이 가장 빠르게 발전하고 있다”며 “감독당국도 기존 규제를 IT 친화적으로 바꿀 필요가 있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패널로 참석한 투자전문가인 존 리 메리츠자산운용 대표는 일본의 장기 불황을 예로 들면서 창업 정신과 교육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존 리 대표는 “미국이 20년 전에 일본에 대부분의 산업 분야를 뺏겼지만 다시 살아난 이유는 자본과 노동이 부가가치가 있는 곳으로 움직였기 때문”이라며 "한국에 필요한 것은 창업 정신"이라고 말했다.
그는 교육과 관련해 “한국은 일본에 비해 주식이 비싸지 않고 모아놓은 자금도 많은데 새로운 기업이 나오지 않는 것은 공부 열심히 해서 대기업 들어가라는 일본식 교육을 받았기 때문”이라며 “주식을 투기로 생각하는 잘못된 인식을 가지지 말아야 한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10년 정도 지나면 우리가 알고 있는 대기업들 대부분이 시가총액 상위권에서 밀려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영준 교보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금융투자회사 종사자들이 개인의 이익보다는 고객의 재산 증대, 자본시장 성장에 무게를 둬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패널 중 세 번째로 발언한 김 센터장은 “고객의 신뢰를 잃었다면 우리에게 책임이 없었는지 생각해봐야 한다”며 “이제는 고객에게 안정적인 수익을 줘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중국 소비재 산업 등 성장하는 분야와 연동하는 지수를 만들어 고객에게 선보이면, 주식 시장의 인식도 바뀔 것”이라고 전망했다.
마지막으로 윤창현 공적자금관리 위원장은 서비스산업의 한계 극복과 친금융 정서 강화를 자본시장의 과제로 꼽았다. 윤 위원장은 “금융 서비스가 공짜라는 인식은 발전을 위한 보상이 제대로 이뤄지지 못하게 한다”며 “금융에 대해 막연하게 갖는 부정적 인식을 극복하는 것이 향후 60년을 준비하기 위해 필요한 일”이라고 말했다.
자본시장 60주년을 맞아 열린 심포지엄에는 200여명이 참석하며 성황을 이뤘다. 청중 중 한 명은 “우리나라 언론은 이슈를 다루는 주기가 짧은 문제점이 있다”며 “자본시장의 미래를 위해서는 언론도 현상을 장기적으로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