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재정부가 31일 통계청이 발표한 ‘2월 산업활동동향’에 대한 분석자료를 내면서 수출 소관 부처인 산업통상자원부와 협의 없이 수출 수치를 발표해 논란이 되고 있다.
최근 경기둔화에 대한 우려가 커진 상황에서 경기개선 실적을 홍보하기 위해 무리수를 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이날 통계청에 따르면 2월 전(全)산업 생산이 전월대비 0.8% 증가하면서 1월 마이너스 성장률(-1.5%)에서 벗어나는 데 성공했다.
이와 관련해 기재부는 “올 2월 산업 활동은 수출부진 완화 등으로 광공업 생산이 6년 5개월 만에 최대 폭의 증가세를 기록하는 등 연초 부진에서 벗어나고 있다”며 “3월에는 개별소비세 인 하 효과가 본격화하고, 신형 휴대전화 판매와 경제 심리 개선 등으로 소비와 투자도 반등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문제는 기재부가 경기회복세가 더욱 확대될 것이라는 전망을 뒤받침하기 위해 수출 지표를 쓰면서 산업부와 공유하지 않은 수치를 먼저 보도자료를 통해 발표한 것이다.
통상 산업부는 관세청으로부터 당일 새벽 전달 한 달 동안의 통관 기준 수출액(잠정치)을 받아 매월 1일 수출입 동향 속보치를 발표한다. 3월 수출실적은 4월 1일 발표한다.
그런데 기재부가 경기개선 실적을 홍보하기 위해 전날 관세청으로부터 3월 1일부터 29일까 지 수출액 수치를 받아 미리 언론에 배포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따라 최근 총선을 앞두고 야당을 중심으로 박근혜 정부 경제실패론이 나오는 상황에서 산업부 소관인 수출까지 끌어들여 경기개선 실적을 강조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정부는 경제 회복의 기미가 보인다며 다소 낙관론을 펼치고 있지만 지표는 여전히 둔화 가능성을 보인다. 2월 전체 산업생산은 전월보다 0.8% 증가했지만 소매판매는 전월보다 1.8% 감소했고 설비투자도 6.8% 감소했다. 수출도 4개월만에 한자릿수 감소세로 돌아설 가능성이 커졌지만 역대 최장인 15개월 연속 마이너스 행진을 이어나갈 것으로 보인다.
앞서 지난 16일 유일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경제주체가 근거 없는 위기론이나 불안감에 빠지면 안 된다”며 “우리 경제가 어렵지만 걱정할 정도의 큰 위기는 아니다”라고 언급해 경기 진단 인식에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전달까지만 해도‘경제와 안보의 복합위기’라고 강조하던 정부가 이달 들어 갑작스레 ‘긍정적 측면도 많다’며 낙관적인 전망을 제시하는 등 사뭇 다른 모습을 보이고 있어서다.
더욱이 정부가 부처간 칸막이를 없애 국정과제에 대한 추진 동력을 확보하겠다고 공언했지만 또 한번 부처간 소통 부재로 논란을 야기해 정부 정책에 대한 불신만 커지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