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대 국회 마지막 임시회가 21일부터 문을 열었지만 개점휴업 상태다. 쟁점 법안과 상임위 개회를 둘러싼 여야 간 이견차가 주요 원인이지만 곧 임기가 만료되는 상황에서 의원들 역시 의정 활동에 소극적이란 지적이다.
특히 낙선자 중 일부는 여행을 떠나거나 의원회관에서 아예 방을 뺀 의원도 있었다. 낙선자의 심경은 이해하지만 직무유기라는 비판도 만만치 않다.
4·13총선 때 경기 지역에 출마했다가 석패한 새누리당 재선 A 의원은 불출마한 비례대표 B 의원과 함께 지난 주 제주도 여행을 떠났다. 낙선한데다 국회 의사일정도 불분명한 상황에서 머리나 식히자는 차원에서다.
A 의원의 보좌관은 26일 “A 의원께서 목요일인 21일 B 의원과 함께 제주도로 여행을 간 것으로 알고 있다” 며 “낙선했고 임시국회도 문만 열어놨지 일을 하지 않고 있는 상태여서 잠시 여행을 떠난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회기 중 여행이라는 점에선 분명 비난의 소지가 있다. 새누리당의 한 중진 의원실 관계자는 “A·B 의원 뿐 아니라 해외여행에 나간 사람도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아무리 낙선했다고 해도 국민을 대표한 선출직 공직자가 회기 중에 여행을 간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했다.
19대 국회 임기가 아직 한 달여 남았음에도 일부 의원은 집무실인 의원회관에서 벌써 방을 비우기도 했다. 보좌진마저 출근을 하지 않아 사실상 국회 활동을 접은 것으로 보인다.
이투데이가 의원회관을 직접 돌아보며 파악한 바에 따르면, 현재 방을 비운 의원은 새누리당 3명, 더불어민주당 1명 등 모두 4명이었다. 4선인 C 의원은 새누리당에서 공천 탈락한 뒤 무소속으로 서울에 출마했지만, 패한 뒤 일찌감치 사무실을 비웠다. 역시 대구 공천에서 탈락한 D 의원과 비례대표로 경기 지역구에서 떨어진 E 의원도 사무실을 폐쇄했다.
더민주에서는 초선인 F 의원이 서울지역 당내 경선에서 원외 후보에 패하자 회관에서 철수했다.
더민주의 한 당직자는 “임기가 아직 남은 건 사실이지만, 낙선한 의원들의 심경도 좀 헤아려 주길 바란다” 며 “어찌됐던 상임위나 본회의는 낙선자라도 가급적 참석토록 당에서 독려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