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침내 여우가 프리미어리그 초원의 왕이 됐다.
레스터시티FC는 2015-2016 프리미어리그(EPL)을 2경기 남겨둔 가운데 우승을 확정지었다.
레스터시티의 우승을 예상한 이들의 거의 없었다. 시즌 초중반에 레스터시티가 1위를 고수하고 있을 때도 ‘DTD(Down Team is Down:내려갈 팀은 내려간다)’라고 치부할 정도였고, 막바지에 다다랐을 때도 레스터의 우승에 물음표를 던지는 사람이 많았다.
레스터시티의 EPL 제패가 충격적인 만큼 올 시즌 괄목할 만한 기록들도 쏟아졌다.
레스터시티가 132년 만에 첫 EPL 우승을 차지한 것이다. 레스터시티는 1884년 축구클럽이 처음 생긴 이래 EPL 타이틀을 처음으로 따냈다.
레스터시티가 EPL의 38년 만에 처녀 우승팀이 됐다는 사실이다. 아스날,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아스날, 첼시, 맨체스터 시티가 돌아가면서 우승을 차지하던 EPL 38년 우승 역사에 레스터시티의 이름도 올라갔다.
숫자로 보면 엄청나다. 올 시즌 1위라는 성적은 지난해 14위 성적보다 13위나 오른 기록이고, 승점으로만 따지면 36점이나 더 따냈다.
이번 시즌 레스터시티는 100일 연속 1위를 꿋꿋하게 지켰다. 맨체스터 팀들과 첼시, 아스날, 토트넘 같은 빅클럽들 사이에서 100일 동안 1위를 한 번도 빼앗기지 않았다는 것은 레스터시티의 우승이 운이 아니었다는 사실을 말해준다.
클라우디오 라니에리 감독은 1987년부터 지도자로서 길을 걸었지만 약 30년간 리그 우승컵을 한번도 들어올리지 못했다. 이번 시즌 레스터시티의 우승은 라니에리 감독에게도 리그 지도자로서 첫 우승이라는 의미가 있다.
레스터시티는 올 시즌 우승하기까지 리그 우승을 경험한 선수가 한 명 밖에 없다. 첼시 출신의 로베르트 후트(32)다. 후트만이 2004-2005, 2005-2006 시즌 우승을 경험 했을 뿐, 이외의 선수들은 리그 우승컵을 들어올린 적이 없다.
마지막으로 재미있는 것은 시즌 초반 레스터시티의 우승 배당이 5000배였다는 사실이다. 2015-2016 EPL이 시작하기 전, 레스터시티에게 돈을 건 사람들은 그야말로 초대박을 맞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