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 명예회장은 창업주의 뜻에 따라 LG화학의 모태였던 락희화학에 입사했다. 그는 화장품 연구에 몰두해 락희화학의 혁신제품인 ‘안 깨지는 크림 통 뚜껑’ 개발을 주도하며 그룹의 틀을 다지는데 기여했다.
하지만 구 명예회장은 기업경영보다는 정치활동에 더 주력했다. 자유당 시절 정계에 입문한 구 명예회장은 4.19와 5.16에 이르는 3년 동안 공백을 제외하고 공화당에서 6선 국회의원을 지냈고 국회 예결위원장과 부의장으로 활동했다. 1980년 제10대 국회의원을 끝으로 정계를 은퇴한 뒤 1998년 LG화학 창업고문으로 경영 일선에 등장했다.
이후 구 명예회장은 2003년 동생인 구평회 E1 명예회장, 구두회 LG창업고문 겸 예스코 명예회장과 함께 LG전선그룹으로 그룹을 분리해 독자경영에 나섰다.
LS그룹은 2013년 임원인사를 통해 사촌 공동경영의 형태를 분명히 했다. 기존 3개 부문이었던 전선부문, 산전부문, 동제련부문에 E1부문을 더해 모두 4개 부문 체제로 바꿨다.
당시 인사는 구 명예회장 일가와 구평회 E1 명예회장의 일가가 두 개의 사업부문의 수장을 맡아 배치된 것이 특징이었다. 구 명예회장의 장남인 구자홍 전 LS그룹 회장이 구평회 명예회장의 장남인 구자열 전 LS전선 회장에게 그룹 회장직을 넘기며 사촌형제 간 공동경영의 꽃을 피웠다.
LS그룹이 LG그룹으로부터 계열 분리하고 나서 사촌형제 간 공동경영이 정착되기까지 구 명예회장의 역할이 컸던 것으로 알려졌다.
구 명예회장은 부인인 최무 여사와 사별한지 만 4년이 됐다. 최무 여사는 2012년 5월 향년 90세에 숙환으로 별세했다. 둘 사이에서는 4남 2녀를 두고 있다.
유족으로는 장남인 구자홍 LS니꼬동제련 회장과 차남인 구자엽 LS전선 대표이사 회장이 있다. LS 니꼬동제련과 예스코의 대표이사 회장을 지낸 삼남 고 구자명씨는 2014년 11월 안타깝게도 숙환으로 별세했다. 사남은 구자철씨 예스코 회장이다. 두 딸은 구근희씨, 구혜정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