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명 ‘코데즈 룰’ 1호 적용을 받아 상장폐지 갈림길에 선 스틸앤리소시즈에서 시세조종 혐의가 적발됐다. 신주인수권 납입금을 노린 주가조작으로 일반 주주들의 피해는 물론 스틸앤리소시즈의 전 회장 강모씨가 대표로 있던 또 다른 회사를 통한 자금세탁 의혹까지 제기되고 있다.
9일 서울남부지검 증권범죄합수단은 스틸앤리소시즈의 전 임원 A씨를 시세조종 사주 등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구속했다고 밝혔다. A씨는 2011년 말 스틸앤리소시즈(당시 ㈜자원) 신주인수권이 주식으로 전환될 때 들어오는 현금을 노리고 시세조종 세력에게 주가 부양을 지시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 일당은 당시 가격 기준으로 3000원대에 거래되던 주가를 5000원 이상 부양해 신주인수권을 주식을 전환하도록 유도했다. 이를 통해 회사는 약 50억원 규모 주금(현금)을 납입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시세조종이 종료된 후 회사 주가는 3000원대 이하로 곤두박질쳤다. 주가가 오르는 것을 보고 주식을 교환한 투자자들은 사기 피해를 당한 것이다.
특히 당시 스틸앤리소시즈 신주인수권을 가장 많이 쥐고 있던 회사인 ㈜가람과 관련해 시세조종세력의 자금세탁 의혹도 나오고 있다. ㈜가람은 2010년 10월 스틸앤리소시즈로 합병됐으며 합병 당시 가람의 대표이던 강모씨가 스틸앤리소시즈의 대표이사로 변경됐다.
가람은 합병 전 30억원 규모로 스틸앤리소시즈의 신주인수권부사채를 매입해 합병 이후 지속적으로 신주인수권을 행사했다. 이때 신주인수권 행사가격은 시세조종 직전이던 2011년 11월까지 수차례에 걸쳐 낮게 조정됐다. 자신이 판 주식을 싼값에 되찾아오면서도 시세조종을 통해 이득금액은 크게 부풀렸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이미 전 대표 강모씨는 회사 자금 11억원을 횡령하고 사기대출을 받은 혐의로 1심에서 유죄판결을 받았다.
한편 스틸앤리소시즈는 유통주식수 부족 시 거래를 제한하는 일명 ‘코데즈 룰’의 첫 적용을 받아 거래정지 기간이 연장된 상태다. 올해 1월 GMR컨소시엄에서 인수한 뒤 지난달 28일 상호를 GMR머티리얼즈로 변경하며 새 출발을 시도하고 있지만 지난해 사업보고서 상 자본잠식이 발생하는 등 상장폐지 위기에 놓여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