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 피어야 할 2분기 봄 분양시장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일부 지역은 1순위에서 미달 사태가 속출하는 반면 또다른 지역은 비정상적일 정도로 청약률이 치솟는다. 쏠림현상이 점차 강해지면서 건설사들이 고전하는 모양새다.
11일 금융결제원에 따르면 최근 충북 청주 테크노폴리스에서 분양에 나선 우미린은 1014가구를 모집하는 1순위 모집에서 864명만 접수해 0.85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하는데 그쳤다. 지난달 말 같은 지구에서 분양된 우방 아이유쉘 역시 1순위 청약경쟁률이 0.61대 1에 그치는 초라한 성적표를 받았다. 그나마 우방 아이유셀은 2순위에서 턱걸이로 청약을 마무리 했지만, 청주 테크노폴리스 우미린은 전용 84㎡를 제외하면 대부분의 주택형이 2순위에서도 가구수를 채우지 못했다.
수도권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지난달 경기도 평택 소사벌지구 C1블록에서 공급된 '소사벌 더샵'은 816가구(특별공급 제외) 1순위 청약접수에 196명이 접수하면서 미달 사태가 벌어졌다. 이 단지는 2순위에서 마감을 기록했지만 분양가가 비싼 점 등을 이유로 실제 계약률로 이어질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이달 초 분양된 ‘동탄파크자이’역시 976가구 모집에 1순위에서 575명 만이 몰려 평균 0.59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금융결제원에 따르면 성수기인 3~4월 전국에 분양된 105개 아파트 단지 중 1순위에서 청약을 마감하지 못한 단지는 37개 단지로 약 35%가 넘는다.
반면 일부 지방은 청약열기가 뜨겁다. 부산에서는 해운대구 마린시티자이가 450대1로 올해 최고 경쟁률에 이름을 올렸고, 현대건설이 부산 동래구에 짓는 힐스테이트 명륜은 1순위에서 최고 193대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창원과 대구에서도 '대원 꿈에그린'과 'e편한세상 대신'이 각각 143.5대1, 129.4대1의 경쟁률을 보이며 성공적으로 청약을 마무리했다.
지방 주요도시의 이같은 흥행성적은 전국 평균 청약률까지 끌어올렸다. 지난 1월 9.62대1에 그쳤던 청약률은 2, 3월 잠시 주춤한 뒤 지난달 23.28대1까지 치솟았다. 지난해 같은 시기 7대1과 비교해 3배 이상 벌어진 수치다.
김은진 부동산114 리서치팀장은 "청약에서 강세를 보인 지역들은 선호도가 높고 입지 강점이 강한데다 대출규제로 인한 반사이익도 영향이 있다"며 "올해 분양가가 높아져 투자수요가 다소 이탈한 면이 있지만 전매제한이 없어 단기차익을 노리는 투자수요가 여전히 있다"고 설명했다.
업계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부동산 경기가 확실하지 않은데다 장마와 휴가 등 계절적인 악재까지 앞두고 있어 앞으로도 성공적인 분양결과를 장담할 수 없어서다. 올해 2분기 수도권 시장에 분양물량이 대거 몰리고 있지만 수도권 분양시장이 갈수록 위축되는 점도 건설사들을 고전하게 만드는 요인이다.
실제로 수도권의 1순위 마감은 지난 2013년 이래 지속적으로 줄어들고 있다. 2013년 1~4월 21.6%를 기록했던 수도권 1순위 마감비율은 2014년(42.3%)로 반짝 올랐지만 지난해 39.8%을 기록한데 이어 올해 35.2%로 떨어졌다. 변동폭도 더 커지고 있다.
한 중견건설사 관계자는 "2분기가 분양시장에서는 중요한 시기인데다 연초부터 총선과 규제 등으로 밀어내기가 많아 공급량이 집중된 측면이 있다"라며 "여기다 경기 불확실성으로 쏠림현상만 계속돼 건설사들이 시장을 예측하거나 분양에 나서기가 쉽지 않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