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워드로 보는 경제 톡] 밀어내는 정부ㆍ버티는 노조… 전문가들이 본 '대우조선해양' 앞날은?

입력 2016-05-18 1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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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조선해양 노조가 정부의 추가 긴축안 압박에 반발하며 18일부터 총력투쟁을 벌이기로 했습니다.(뉴시스)

“여기서 얼마나 더 나가란 얘기냐!”

최악의 경영난을 겪고 있는 대우조선해양 근로자들 목소리입니다. 정부가 이달 말까지 추가 긴축안을 내라고 한 것에 대해 단단히 화가 났네요. 오늘(18일) 회사 측에 총력 투쟁까지 벌이겠다고 엄포까지 놓았습니다. 지난해 채권단이 제시한 구조조정 안도 모두 수용했는데, 여기서 더 내보내라고 하니 그럴 만도 합니다.

하지만 대우조선해양은 당장 수술이 필요할 정도로 경영난이 심각합니다. 지난해 4조2000억원의 자금지원을 받으면서 채권단과 맺은 약속들을 지키지 못하고 있거든요. 적자 폭이 줄긴 했지만, 여전히 실적은 ‘마이너스’에서 허덕이고 있고 수주는 뚝 끊겼습니다.

노사 갈등이 해결되지 않으면 구조조정엔 ‘브레이크’가 걸릴 겁니다. 가뜩이나 업황도 좋지 않은데 경영난은 더 심각해지겠죠. 일각에선 자율협약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거론되고 있네요.

명색이 ‘전 세계 수주잔고 1위’ 조선소인데, 꼴이 말이 아닙니다. 대우조선해양의 앞날은 어떻게 될까요? 전문가들 의견을 들어보겠습니다.

◇김현 신한금융투자 연구원 “디폴트 우려 극단적… 2조원 이상 자본확충 시급”
정부가 조선업 구조조정에 본격적으로 나서면서 대우조선해양에 대해 다양한 시나리오가 나오고 있습니다. △채권단과 자율협약 체결 △타 업체로의 피인수합병 △조선업계 간 사업부 빅딜로 요약되는데요. 하지만, 수주 잔고가 넉넉하다는 점을 고려하면 회생 가능성은 충분합니다.

우선 대우조선해양 수주 잔고는 29조3000억원에 달합니다. 생산 전 프로젝트를 제외해도 업계 최고수준인 25조원이나 됩니다. 지난달 덴마크 에너지 회사 ‘동 에너지(Dong Energy)’가 발주를 취소해 2분기도 마이너스 성장이 불가피하지만, 하반기에는 흑자로 돌아설 겁니다. 문제는 자본 건전성인데요. 부채 비율을 800% 이하로 낮추려면 자본 확충이나 출자 전환이 반드시 이뤄져야 합니다. 회계오류 정정으로 2013~2015년 재무제표가 확정되지 않았기 때문에 기업 평가가치(밸류에이션)를 따지기가 어렵다는 점에서 투자의견 ‘중립’을 유지합니다.

(출처=신한금융투자 리서치센터)

◇이경자 한국투자증권 연구원 ”가장 중요한 자본확충 작업 없어… 비중축소”
극심했던 원가 재조정이 마무리되고 있습니다. 잠재 부실은 회계에 대부분 반영됐고요. 현재 대우조선해양은 전 현장 실사를 통해 체인지 오더(Change Order) 작업에 집중하고 있는데요. 회사 측이 추정하는 금액은 1조원이 넘습니다. 이 가운데 얼마가 실제로 인정될지 모르지만, 손익에는 도움이 될 겁니다. LNG선 비중도 하반기 20%까지 늘 것으로 보이는데요. 수익성이 높은 분야인 만큼 매출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겁니다. 다만 유상증자와 같은 자본 확충 작업이 없다는 게 걸림돌입니다. 1조원의 추가 유상증자를 가정해도 부채비율이 1294%에 달하는 만큼 신속한 후속방안이 필요합니다. 투자의견 ‘비중 축소’를 제시합니다.

◇최광식 하이투자증권 연구원 “5조원에 달하는 빅배스 거쳐야 수주매력 부각”
올해 조선업계 ‘수주 절벽’은 아찔합니다. 대우조선해양의 2017년과 2018년 매출액 예상치를 11조원과 12조원으로 낮추겠습니다. 하지만 대우조선해양은 가능성이 큰 회사입니다. 수주 잔고가 25조원에 달하고요. 이익 안정성이 높은 LNG선도 수주잔고의 49%나 됩니다. 회사 측은 소송 건을 제외하고도 체인지 오더 1조원 안팎을 기대하고 있는데요. 지난해 실사를 거쳐 보수적으로 설정한 금액이기 때문에 실적에 반영되면 ‘어닝서프라이즈(깜짝실적)’도 기대해볼 만합니다. 하지만 아직 자본 건전성이 약합니다. 5조원에 달하는 빅배스(부실채권 정리) 이후 자본 확충 과정을 거쳐야지만 이 같은 투자 매력이 부각될 것입니다. 투자의견 ‘보유’와 목표주가 5000원을 제시합니다.

(출처=동부증권 리서치센터)

*친절한 용어설명
체인지 오더란 건설 프로젝트 도중 발주처가 계약을 변경하는 것을 말합니다. 프로젝트의 계약이 잘못 측정됐거나, 계약 및 설계 변경을 통해 추가 가치 창출이 기대될 때 이뤄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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