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일본 등 주요 7개국(G7)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들이 경쟁적인 통화 절하 움직임을 자제해야 한다는 데 뜻을 재확인했다. 그러나 외환시장 개입에 대한 정당성을 확보하려 했던 일본과 외환시장 개입을 경계하는 미국과의 입장차는 좁혀지지 않았다.
아소 다로 일본 부총리 겸 재무상은 21일(현지시간) 이틀간 진행된 회의가 끝난 뒤 폐막 기자회견에서 외환시장에 대해 “과도한 변동과 무질서한 움직임은 경제와 금융의 안정에 대해 악영향을 준다는 점과, 모든 국가가 통화를 경쟁적으로 내리는 것을 피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이번 회의 의장국인 일본은 최근 엔화 가치 급등세가 투기적 매수에 의한 것이며 이에 대한 시장 개입의 정당성을 피력하려 했으나 사실상 실패로 돌아갔다.
그러나 아소 부총리는 최근 엔화 가치 급등세가 자연스러운 움직임이 아니라고 거듭 강조했다. 그는 “과도한 변동과 무질서한 움직임은 경제와 금융의 안정에 대해 악영향을 준다는 점을 확인했다”면서 “달러·엔 환율 움직임이 질서정연한 움직임이었다고 할 수 없으며 일방적으로 편향된 투기적 움직임이 보였다”고 강조했다. 이러한 아소 재무상의 발언 최근 달러·엔 환율 움직임이 “질서정연하다”며 외환시장 개입을 경계한 미국 재무부를 의식한 발언으로 해석된다.
제이컵 루 미국 재무장관은 이날 오전 진행된 일본 아소 부총리와의 양자회담에서 경쟁적인 통화 절하를 억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는 일본이 엔화 강세 흐름에 대해 일본이 외환시장 개입의 정당성을 가질 수 없음을 재차 강조한 것이다. 이날 미국 재무부는 성명을 통해 “루 장관은 재정정책, 통화정책과 구조개혁 등 성장을 촉진하는 모든 정책적 도구를 동원하되 경쟁적 통화 절하를 억제하고 글로벌 경제성장에 대한 자신감을 고취시키기 위해 상호 논의하자는 4월 상하이 G20 회의 합의서를 강조한 것”이라면서 “루 장관은 합의서를 이행하는 국가의 중요성을 강조한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 재무부는 지난달 29일에는 한국과 중국 대만 독일과 함께 일본을 환율조작 관찰대상국으로 지목하며 견제에 나선 바 있다.
환율 이외에 G7 경제수장들은 최근 ‘파나마 페이퍼스’를 통해 부각된 조세 회피에 대한 대처와 관련 “G7이 리드하면서 비협조적인 국가·지역을 특정하는 노력을 통해 세제의 투명성을 높인다는 점을 확인했다”고 아소 부총리는 설명했다. 아울러 G7은 테러자금 차단을 위해 행동계획에도 합의했다. G7 경제 수장들은 신흥국 경기 둔화와 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브렉시트’등의 과제가 남아있다는 인식에도 일치, 세계 경제 성장의 지속을 위해 각국이 상황에 따라 정책 수단을 검토한다는 입장을 확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