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대통령 아프리카 순방…건설업계 기대감 VS 별거없다

입력 2016-05-25 13:31수정 2016-05-26 1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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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이 신흥시장인 아프리카 3개 국가를 순방하면서 아프리카가 해외사업 수주절벽에 처한 국내 건설업계에 단비가 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25일 박근혜 대통령은 에티오피아, 우간다, 케냐 등 아프리카 3개국 순방을 위해 출국했다. 2013년 취임 이래 첫 방문이다. 경제사절단 규모로는 이란 순방에 이어 역대 두 번째다. 본계약 체결 여부 논란을 떠나 52조 규모의 수주를 쓸어담아온 이란 순방 때처럼 아프리카발(發) 수주 보따리를 풀 수 있을지 업계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해외건설협회에 따르면 올해 아프리카 전체의 건설시장 규모는 약 1200억달러다. 특히 박 대통령이 방문하는 에티오피아, 우간다, 케냐가 속한 동아프리카의 건설시장 규모는 약 220억 달러에 달할 전망이다. 아프리카 전체에서 약 20%를 차지하는 규모다. 이들 3개 국가는 동아프리카에서 가장 큰 경제규모를 가진 나라로 통한다.

에티오피아가 73억달러로 건설시장 규모가 가장 크고, 케냐와 우간다가 각각 60억달러, 32억달러로 뒤를 잇는다. 이 중 에티오피아는 국내 건설사들이 동아프리카에 첫 진출한 이래 가장 많은 수주가 이뤄진 국가다. 전체 수주 중 무려 30%를 차지한다. 총 46건으로 규모는 약 8억5400만달러다. 수주규모 기준 탄자니아, 케냐, 보츠와나 등이 그 뒤를 잇는다.

케냐는 올해 총 예산 210억달러 중 약 27억8000만 달러를 인프라 부문에 투입할 것으로 알려졌다. 에티오피아는 오는 2025년까지 중진국 진입 달성을 목표로 각 종 인프라를 대폭 확충할 계획이어서 매년 약 50억달러를 인프라 건설에 쏟아붓고 있다.

현재 아프리카는 전력·물 관리, 교통인프라, 주거·상업용 건물 부족 등으로 심각한 문제를 겪고 있다. 아프리카 전체 인구는 2010년 기준 8억6000여명에서 오는 2015년 20억명으로 불어날 것으로 추정되지만 케냐 나이로비는 매년 3만 가구 주택부족 문제를 겪고 있다. 쇼핑시설은 물론 외국기업 진출 확대에 따라 오피스 시설도 태부족 상태다.

최근 5년간 대우건설은 전체 아프리카 시장에서 총 3개 국가에 진출해 13건의 공사를 진행해 왔다. 복합화력발전소, 가스처리시설, 석유·가스 통합개발 프로젝트, 도로 공사 등이 대부분이다. 현대엔지니어링은 상하수도 시설, 쌍용건설은 호텔 등 건축, GS건설은 전력 등의 공사에 주력해왔다. 업계는 교통시설과 주택 건축 등을 국내 건설사들이 아프리카 시장에서 주력해야 할 부분으로 꼽고 있다.

아프리카가 이처럼 가능성이 풍부한 신흥시장인 것은 분명하지만 이번 순방에서 큰 결실은 없을 것이라는 시각도 많다. 정치적인 문제 등 진출 환경이 만만치 않아 프로젝트가 제대로 수행되지 않고 결과적으로 수익을 장담할 수 없다는 이유 때문이다. 이번 순방에 임병용 GS건설 사장을 제외하면 대부분의 건설사들이 상무급 임원을 참석하게 한 것도 이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란 순방 당시 건설사 사장들이 직접 나선 것과는 대조적이다.

손태홍 건설산업연구원은 "아프리카의 경우 잠재적인 가능성과 투자가치는 풍부하지만 정치적, 지리적으로 장기적인 가능성만 믿고 진출하기엔 리스크가 너무 크다"며 "정부가 지속적으로 지원을 이끌고 갈 수 있느냐도 미지수이고, 업계와 정부 모두 사업조달에 대한 부담이 있는 게 사실이라 건설사 입장에서는 소극적일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실제 케냐의 경우 발주처 내 다양한 부족들의 세력 다툼으로 사업수행에 차질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는 게 업계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에티오피아는 복잡한 행정체계로 업무 지연 사례가 빈번하고, 외환보유액 부족으로 과실송금 역시 제한돼 있다. 중국이 이미 도로, 주택, 수도 등의 프로젝트에서 시장을 선점한 것도 진출을 막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권기혁 한국신용평가 기업평가본부 실장 "탈 중동을 위해 아시아와 아프리카, 유럽 등의 국가로 진출할 필요가 있지만 기존 시장 참여자라는 진입장벽이 존재한다"며 "아프리카의 경우 경제개발 원조를 앞세운 중국계 건설사가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날 기준 국내 건설사들의 해외사업 수주금액은 128억달러로 작년 대비 무려 45%나 쪼그라들었다. 이 중 아프리카 지역의 수주액은 5억984만 달러다. 전년 동기 대비 141% 증가한 수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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