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객석] 목어

입력 2016-05-30 1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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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으로 올라간 물고기는

끝내 눈을 감지 않았다

물에서 뭍으로의 행보는

고행이었으리라

속을 깨끗이 비우고

산사 누각에서 참선 중이다

허기진 중생에게 내어주는 생명의 울림은

속세에 얼마나 깊게 내려앉을까

대웅전 마당 연등 사이

조각난 하늘을 보면

머언 고향이 그리워

소금기 가신 비늘은

더 이상 돌아갈 길을 알지 못한다

속은 비울수록 가벼워지고

눈빛은 맑아져

온몸으로 경전을 읽으며

바람을 타고 있다

날아오를 듯하다

본디

그의 고향은 우주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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