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서울 수락산 등산로에서 60대 여성 등산객을 흉기로 살해한 사건의 용의자를 상대로 범행 동기를 집중적으로 조사하고 있다. 용의자는 과거 강도살인 사건으로 유죄판결을 받고 15년을 복역, 지난 1월 만기출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30일 서울 노원경찰서는 수락산 살인사건의 용의자라며 자수한 김모(61)씨에 대해 본격적인 조사를 시작했다. 자수한 김 씨는 사건 발생 13시간 만인 전날 오후 6시 30분께 노원경찰서에 찾아와 자신이 A(64·여)씨를 살해했다고 주장했다.
경찰은 김씨가 A씨와는 알지 못하는 사이라고 진술함에 따라 이번 범행이 '묻지마 살인'인지, 아니면 강도 등 다른 범행을 시도하는 과정에서 일어난 것인지를 집중 조사하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용의자 김 씨는 과거 강도살인을 저질러 15년 복역 후 올해 1월 출소했다. 김씨의 최근 행적 및 여죄 등을 계속 조사 중인 경찰은 구체적인 범행동기를 찾고 있다. 이를 위해 서울지방경찰청 프로파일러를 투입, 종합적인 내용을 조사한다는 계획이다.
경찰은 전날 김씨의 진술을 토대로 자수 1시간 30여분 만에 노원구 상계동의 주택가 쓰레기 더미에서 혈흔이 묻은 29㎝ 길이의 흉기를 확보했다. 흉기에 묻은 혈흔과 유전자(DNA)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분석을 맡겼고, 2∼3일 안에 결과가 나온다.
전날 밤 도봉경찰서에 입감됐던 김씨는 이날 오전 조사를 받기 위해 노원서로 돌아오면서 기자들의 질문 세례를 받았으나 아무 대답도 하지 않았다. 검은 모자와 마스크를 써서 얼굴을 가렸고, 눈빛은 가끔 불안한 듯 흔들렸으나 날카로운 모습이었다.
앞서 29일 오전 5시 32분께 상계동 수락산 등산로 초입에서는 주부 A씨가 혼자 등산을 하다 목과 배를 수차례 흉기로 찔려 피를 흘리며 숨진 채 발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