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수(28·볼티모어 오리올스)가 메이저리그 진출 이후 첫 홈런을 기록한 가운데 구단 안팎에서 김현수를 바라보는 시각이 달라졌다. 볼티모어 사령탑 벅 쇼월터 감독은 "열린 마음으로 지켜보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현지 언론 역시 김현수에 대한 평가를 긍정적으로 바꿨다.
쇼월터 감독은 29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오하이오주 클리블랜드 프로그레시브 필드에서 치른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 클리블랜드 인디언스와 방문경기가 열리기 전 "나는 바보가 아니다. 4할 타자를 라인업에서 뺄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쇼월터 감독은 경기 전 볼티모어 지역 방송 MASN과 인터뷰에서 "타수나 안타 수에 신경 쓰지 않는다. 현재 선수의 상태만 본다"고 말했다. 시범경기에서 김현수에게 마이너리그행을 권하고, 정규시즌 초반 김현수를 벤치에 앉혀 둔 쇼월터 감독이 생각을 바꾼 셈이다.
이날 2번타자 좌익수로 선발 출전한 김현수는 쇼월터 감독의 기대에 부합하듯 첫 홈런을 기록했다.
김현수는 이날 미국 오하이오주 클리블랜드 프로그레시브 필드에서 열린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 클리블랜드 인디언스와 방문경기에 2번 타자 좌익수로 선발 출전해 4-4로 맞선 7회초 비거리 115m의 우월 솔로포를 폭발했다.
이날 홈런이 더욱 감격스러운 것은 그가 시즌 초반 겪은 설움 때문이다. 김현수는 '한국산 타격 기계'라는 명예로운 별명을 안고 올 시즌 메이저리그에 진출했지만 시범 경기 부진을 겪었다. 쇼월터 볼티모어 감독은 김현수에게 마이너리그행을 권유했고, 구단은 '한국 복귀설'까지 흘러가며 김현수를 압박했다.
김현수를 바라보는 눈은 쇼월터 감독 이외에 볼티모어 구단 홈페이지도 바뀌었다. 이날 구단은 김현수의 홈런 소식과 인터뷰 내용을 홈페이지 메인 화면으로 장식했다.
현지 언론도 달라졌다. MASN은 볼티모어 선발 크리스 틸만이 김현수 덕분에 시즌 7승(1패)째를 챙길 수 있었다며 "이제 김현수를 '킴콩'이라고 불러도 된다"고 한껏 치켜세웠다. '킴콩'은 김현수 영문 성(Kim)과 '킹콩'(King Kong)을 합성해 만든 말이다.
솔로포를 터뜨린 김현수가 더그아웃으로 돌아오자 동료들은 모르는 척하는 장난을 치다가 한순간 함성을 지르고 하이파이브를 치며 크게 환영했다. 벅 쇼월터 감독은 뚜벅뚜벅 걸어와서 김현수에게 악수를 청하기도 했다.
경기후 김현수는 "무엇보다 팀 승리에 기여해서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