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5일 중국 A주의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의 신흥국(EM) 지수 편입이 예상되면서 국내 증시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에 전문가들은 삼성전자와 현대차 등 국내 증시 대표주들을 중심으로 대규모 외국인 자금 이탈이 이뤄질 수 있다는 불안한 전망을 내놓고 있다.
다만 실제 편입 시점을 고려했을 때 본격적인 자금이탈은 내년 이후 현실화 될 것이라며 지나친 비관은 경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MSCI는 중국 A주의 편입 여부 등을 포함한 '2016연례 시장분류 보고서'를 싱가포르 기준 오는 15일 오전 5시(한국 시각 오전 6시)에 발표할 예정이다.
국내외 증권사들 대부분은 중국 A주의 MSCI 신흥시장 지수 편입가능성을 높다고 보고 있다. 골드만삭스가 최근 중국 A주의 MSCI 신흥시장 지수 편입가능성을 기존 50%에서 70%로 높였으며 씨티와 UBS 등도 편입 가능성을 51% 이상으로 전망한 것.
이는 MSCI가 중국의 제도 개선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는데다 중국도 자발적 거래정지 관련 규제를 발표하는 등 MSCI의 추가 요청 사항 개선에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데 따른 것이다.
이에 국내 증권사들은 중국 A주의 신흥지수 편입 가능성을 기정 사실화 하며 향후 대응 전략에 고심하고 있는 모습이다. 전문가들이 가장 우려를 나타내고 있는 부분은 외국인 자금 이탈과 관련해서다.
MSCI는 중국 A주 5% 편입시 한국 비중이 0.3%포인트 감소, 100% 편입시 2.9%포인트 감소할 것이라고 로드맵을 제시한 바 있다. MSCI EM 펀드 추종자금 7425억달러를 적용하면 국내 증시에서 나타날 수 있는 기계적 자금이탈은 5% 편입시 2조7000억원, 100% 편입시 25조8000억원 수준에 이르게 된다.
김동영 삼성증권 연구원은 "중국이 2월 제도 완화 조치를 통해 지난해 6월 MSCI가 발표한 주요 제약사항 대부분 해결함에 따라 A증시의 편입 가능성이 높아졌다"며 "중국 A증시의 편입은 국내 증시에 장기적인 수급 악재를 불러올 수 있다"고 우려했다.
특히 MSCI EM지수 내 보유비중이 높은 IT(5.7%)와 경기소비재(2.2%), 금융(1.97%) 업종에서의 자금 이탈이 시작될 것이란 전망이다. 종목별로는 삼성전자와 현대차, 네이버 등 국내 증시 대표주들을 중심으로 이뤄질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봤다.
조연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 A주 5%가 편입 시 한국 전체 비중이 신흥국 지수내에서 0.3%포인트 감소하는 것을 감안하면 삼성전자에서는 6000억원 이상의 자금이, 현대차와 네이버 등에서는 800억원 이상의 자금이 빠져나갈 수 있다"며 "신한금융그룹에서도 718억원 정도의 기계적 자금 이탈이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지나친 우려는 경계할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 일단 중국 A주의 편입이 결정되도 실제 편입 시점은 내년 7월이기 때문이다. 편입 초기 물량도 전체 A주의 5% 정도에 불과하다.
지기호 LIG투자증권 연구원은 "15일 MSCI의 EM지수에 중국 A주 편입 발표가 나고 내년 6월부터 실제 편입이 된다고 가정하더라도 편입발표는 2017년 6월에나 날 가능성이 있다"며 지수 변동성이 크지 않을 것으로 봤다.
이어 "또한 중국 A주의 MSCI편입은 시가총액 전체가 아닌 유통 시총 5%에 해당하는 부분 편입에 대한 결정"이라며 "한국은 6년, 대만이 9년 걸렸다는 것을 볼 때 완전 편입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돼 시기적으로 아직 걱정할 부분이 아니다"고 판단했다.
또한 앞서 진행된 지난달 31일 중국 주식예탁증서(ADR)의 MSCI 차이나지수 편입이 국내 증시에 미친 영향이 미미했다는 점도 우려를 낮출 수 있는 부분이다. 당초 시장 전문가들은 MSCI 신흥지수에 중국 ADR 편입이 이뤄질 경우 국내 증시에 악재로 작용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지만 이날 코스피 지수는 불과 0.68포인트 하락했다. 개인과 기관은 대규모 매도 물량을 쏟아낸 반면 우려했던 외국인은 2429억원어치를 순매수한 데 따른 것이다. 장 마감 동시호가 시간에 외국인 매물 폭탄이 쏟아지기는 했지만 1000억원대 순매도에 그쳤다.
김용구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벤치마크 편·출입 이벤트를 활용한 저가 매수세가 들어오면서 충격이 덜했다"며 "현재 국내 증시가 시장 밸류에이션(가치평가)이 확정 실적 기준 주가순자산비율(PBR) 1배를 밑도는 절대적 저평가 국면이라는 점에서 이번 이슈가 미칠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