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롯데 1204억 등 영업익의 7.5%…그룹측 “1%만 일본으로” 반박
한국 롯데 계열사들이 일본 계열사에 최근 5년간 1800억원을 배당해 국부 유출 논란이 일고 있다. 반면 롯데그룹은 해외 투자금에 대한 법적 요건을 준수하기 위한 최소한의 배당에 불과하다고 반박하고 있는 중이다.
13일 재벌닷컴이 국내 롯데그룹 계열사의 주주 현금배당 내역을 분석한 결과 한국 롯데 계열사 지분을 보유한 일본 롯데홀딩스 등 일본 법인들이 2011년부터 지난해까지 5년간 총 1832억3600만원을 배당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매년 350억~370억원이 일본 롯데 계열사로 빠져나간 것이다. 이는 같은 기간 연결기준 영업이익 1조6000억원의 7.5%에 달하는 규모다.
호텔롯데(지분 19.07%), 롯데물산(56.99%) 등 지분을 보유해 그룹 지배구조 정점에 있는 일본 롯데홀딩스는 5년간 561억8300만원을 배당 받았다. 일본 광윤사가 5년간 호텔롯데, 부산롯데호텔, 롯데캐피탈 등 한국 법인에서 받은 배당금 총액도 118억7200만원 수준이다. 광윤사의 최대주주는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의 장남 신동주 SDJ 회장이다.
특히 불투명한 소유구조로 논란이 된 ‘L투자회사’ 12곳이 최근 5년간 한국 계열사 등에서 받은 배당금은 1000억원을 웃돈다. 호텔롯데 지분 15.63%를 보유해 2대주주인 L제4투자회사는 호텔롯데에서만 5년간 190억4000만원의 배당금을 받았다. 이밖에 다른 L투자회사들도 각각 수십억원에서 100억원 이상 배당금을 챙겼다.
한국 롯데 계열사 중에서는 호텔롯데가 1204억원을 일본 계열사에 지급해 배당금 규모가 가장 컸다. 호텔롯데의 지분 99.38%는 일본 계열사가 보유하고 있는 중이다. 이어 롯데케미칼 230억9900만원, 부산롯데호텔 211억5500만원 순이었다.
이에 대해 롯데그룹은 “일각의 국부유출 논란은 사실과 다르다”고 선을 그었다. 전일 롯데그룹은 ‘최근 사태에 대한 롯데의 입장’이라는 제목의 자료를 내고 “1967년 설립 이후 경영활동을 통해 얻은 이익의 99%를 국내 사업에 재투자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2004년까지 일본롯데에 배당을 하지 않았으나 일본 국세청에서 일본롯데가 호텔롯데에 투자한 차입금에 대한 이자 등을 문제 삼아 2005년부터 배당을 시작했다”고 해명했다. 해외 투자금에 대해 법을 지키는 선에서 최소한의 배당이었다는 것이다.
롯데그룹에 따르면 2014년 롯데그룹의 전체 영업이익은 3조2000억원 중 일본 주주회사에 배당된 금액은 341억으로 1%에 그친다. 그룹 측은 “이 문제에 대해 지난해 국정감사에서도 여러 차례 설명했다”며 “수사에 적극 협조해 의혹이 조기에 해소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