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가 영국의 유럽연합 탈퇴(브렉시트·Brexit) 공포에 살얼음판을 걷고 있다. 증시 전문가들은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당분간 확대되는 가운데 우리 증시의 외국인 자금 이탈이 가속화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13일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38.57포인트(-1.91%) 급락한 1979.06에 장을 마감했다. 9일 연중 최고점(2035.27)을 기록한 이후 사흘째 하락세를 보인 지수는 단 하루 새 1970선까지 후퇴했다.
코스피는 14일에도 불안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날 지수는 전날보다 2.26포인트(-0.11%) 떨어진 1976.80에 거래를 시작했다.
전문가들은 코스피 급락세가 23일 브렉시트 결정을 위한 국민투표를 앞두고 ‘탈퇴’로 여론조사의 무게중심이 쏠리면서 투자심리가 위축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지난주 영국 일간지 인디펜던트에 따르면 EU 잔류 지지는 45%, 탈퇴는 55%로 브렉시트 찬성 의견이 10%포인트 이상 높게 나왔다.
백찬규 KB투자증권 연구원은 “브렉시트와 관련된 불확실성이 상승하자 유럽 주가지수는 일제히 하락하면서 우려를 반영했다”며 “그동안 글로벌 지수와 다른 행보를 보이던 한국 주식시장도 다시 동조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특히 브렉시트 공포는 우리 증시의 외국인 자금 이탈로 이어지고 있다. 이달 들어 강한 매수세를 보이던 외국인은 2거래일 연속 순매도하며 지수를 단숨에 끌어내렸다.
한대훈 SK증권 연구원은 “브렉시트가 발생한다면 영국을 포함한 유럽계 자금의 이탈 우려가 있고,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강해지며 국내를 비롯한 신흥국 자금 회수 압력이 높아질 것”이라며 “브렉시트 결정 시 1800선까지 지지선이 밀릴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있다”고 말했다.
브렉시트 외에도 14~15일 미국 연방준비위원회(FOMC) 회의와 15일 중국 A주 모건스탠리캐피탈인터내셔널(MSCI) 신흥지수 편입 이슈 등 글로벌 이벤트가 우리 증시에 부담을 주고 있다. 연이은 국제유가 하락 역시 악재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이벤트가 주요국 국채금리 하락폭을 확대시키면서 안전자산 선호 심리를 크게 자극하고 있다”며 “이 같은 불확실성으로 금융시장의 변동성은 당분간 불가피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