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여명 명예퇴직 이어 7월중 저성과자 프로그램 초읽기, 사측 "업무 효율성 차원" 해명
최근 매각을 앞두고 200여명의 임직원을 명예퇴직 시킨 알리안츠생명이 저성과자 관리 프로그램을 시행할 것으로 알려져 그 배경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21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알리안츠생명 한국법인은 최근 100여명 규모의 임직원들을 대상으로 저성과자 관리프로그램을 시행하기로 내부 방침을 세우고 이번 주 중 관련 임원 워크숍을 진행한다.
앞서 알리안츠 생명은 지난 5월 말 200여명의 임직원을 희망퇴직 시킨 바 있다. 4월 매각 우선협상대상자에 중국계 안방보험이 결정 된 직후 속전속결로 이뤄진 희망퇴직이었다.(2016년 4월25일자 본지 [단독] 안방보험 품에 안긴 알리안츠생명, 200명 명예퇴직 속전속결 참조)
명예퇴직을 단행한 지 불과 한 달 만에 저성과자 관리프로그램을 시행한다고 밝히면서 임직원들의 동요도 큰 상황이다. 통상 금융사들의 저성과자 관리 프로그램은 성과 주의를 강조해 직원들의 퇴사를 종용시킨다는 지적을 받고 있어서다.
실제 지난 5월 요스 라우어리어 대표가 승진자 리더십 과정 교육에서 성과중심문화 정착을 목적으로 저성과자 관리프로그램을 전 직원(930명)의 10% 규모로 시행할 예정이라고 언급했다. 저성과자 프로그램에 해당하는 규모가 100여명으로 추산되는 이유다.
알리안츠생명에 근무하는 A씨는 "9월~10월로 예상되는 매각종결에 앞서 그간 사측에서는 공공연히 100여명의 임직원을 더 구조조정 할 것이라는 얘기가 돌았다"면서 "저성과자 관리 프로그램이 순수하게 직원들의 직무 능력 향상을 통한 도구로 사용 될 것인지, 고직급, 고연령 직원들의 퇴출 압박용 카드로 쓰일 지는 지켜 볼 문제"라고 말했다.
알리안츠 측의 잇단 대규모 구조조정 움직임에 급기야 전국사무금융노동조합연맹(이하 연맹)도 제동을 걸고 나섰다. 연맹은 이 날 알리안츠생명 요스 라우어리어 대표에게 면담을 요청하고, 직원들의 대량 구조조정을 방조하는 일련의 사태에 유감을 전했다.
이윤경 연맹 위원장은 "한국에서 영업한 17년 동안 알리안츠생명에서 벌어진 총체적 난국은 경영실패가 원인이지, 직원들의 탓은 아니다"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2013년까지 1700명이던 직원을 최근 2년 동안 두 차례에 걸쳐 800여명 퇴직시킨 사실은 비난 받아 마땅하다. 또 다시 100여명의 직원을 상대로 저성과자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것은 좌시할 수 없다"고 밝혔다.
연맹은 사측의 저성과자 프로그램이 본격화 되는대로 △알리안츠생명의 헐값 매각 의혹 △자살생명 보험 미지급 △대 설계사 기환수 수당의 제 지급 문제 등에 대한 진실규명 등 금융당국과 대 정부기관을 상대로 적극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이에 대해 알리안츠생명 관계자는 "저성과자 프로그램은 직원들의 성과를 향상시켜 업무 능률성을 높이기 위한 일환이고 지속적으로 강조해 온 사안"이라며 "일각에서 제기하는 대규모 구조조정과는 연관이 없다"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