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렉시트 후폭풍] 원화대비 달러·엔 동반 1200원 돌파…국고채 10년 사상 최저 전망

입력 2016-06-27 1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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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자산 쏠림 현상 강화… 자금 경색도 심화

전문가들은 이번주 외환·채권 시장에서도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강하게 반영될 것으로 내다봤다.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로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기준금리를 인하하고 재정 지출을 확대해도 안전자산에 돈이 몰리면서 정작 필요한 곳에 돈이 돌지 않는 ‘유동성의 함정’을 우려하는 시각도 적지 않다.

브렉시트가 결정된 지난 24일 원화 가치는 하루 만에 29.8원 급락(원·달러 상승)했다. 이런 급락세가 지속되지 않겠지만 원화 약세 현상은 당분간 피할 수 없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브렉시트로 촉발된 경제불안의 종착점이 어디인지 가늠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안전자산 선호 현상은 더욱 강화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하준경 한양대 경제학부 교수는 “브렉시트는 신흥국 통화의 평가절하로 이어질 것”이라며 “안전자산 선호 현상이 심화되면서 달러화에 대한 원화가치는 1200원대까지 떨어질 수 있다”고 봤다.

달러화와 함께 안전자산으로 꼽히는 엔화도 강세가 유지될 전망이다. 김은혜 KR선물 연구원은 “달러화에 대한 엔화 환율은 97엔까지 하락할 것”이라며 “구로다 일본은행 총재가 G7(미국, 프랑스, 독일 등 주요 7개국)과 통화 스와프를 하겠다고 했지만 시장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진단했다.

이처럼 엔화가 달러보다 강세를 보이면서 100엔에 대한 원화 환율이 1200원을 웃도는 것은 시간 문제라는 관측이다. 민경원 NH선물 연구원은 “100엔당 원화 환율도 1200원까지 상승할 여력은 충분하다”고 말했다.

엔화와 달러화의 강세로 원화가치가 급락하면서 고환율은 장기간 유지될 전망이다. 이는 수출 경쟁력 강화라는 이점이 있지만 세계경제가 침체하는 상황에서 그 효과가 온전히 순방향으로 흐를지는 장담할 수 없다. 하 교수는 “장기적으로는 글로벌 경제 위축으로 무역에 타격을 줄 수 있다”고 분석했다.

브렉시트로 채권가격은 강세(채권금리 하락)가 지속될 전망이다. 지난 24일 국고채 3년물은 8.8bp(1bp=0.01%포인트) 하락한 1.249%에 마감하면서 기준금리를 밑돌았다. 5년물은 1.304%, 10년물은 1.500%로 장을 마치면서 각각 10.4bp, 12.7bp씩 하락했다. 이들 금리 모두 역대 최저치다.

특히 브렉시트로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하반기에 추가 금리 인하에 나설 것이 유력해졌다는 관측이다. 채권금리가 이런 기대를 선반영하면서 국고채 3년물은 기준금리를 밑도는 현상이 장기간 지속될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증권사들은 국고채 10년물 금리가 연내에 1.350%까지 떨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반면 브렉시트 충격이 장기간 지속되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있다. 김일구 한화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미국, 유럽 등 각 나라가 브렉시트를 대비해 준비했던 정책 등을 꺼내놓을 것”이라며 “이처럼 글로벌 공조가 강화되면서 시장 충격은 단기에 그칠 것”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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